한 번 열어볼까?

여성이 숨기고 남성이 찾아보기로 한 것일까?

남자가 쓰고 여자가 찾기로 한 것일까?

사람이 다니는 공원 路

벚나무 뒤 쪽에 편지 한통이 숨어있다.

5월.

날은 더워지고

그런 중에 아직 산들거리는 바람이

간간이 공원으로 들어오던 날

누군가 숨겨놓은 편지를 발견했다.

가슴이 설렜다.

그래! 그런 시절이 있었지!

현옥이가 보낸 연애편지가 들통 나서

엄마의 마음에 그늘을 만들었던 때가.

그 때 엄마는 세상을 잃어버린 것보다

더 큰 슬픔의 눈을 보이시며

 

" 너 이제 중학교 3학년이다.

벌써 여자를 알면 공부는 언제 한다니? "

 

현옥이는 나름대로 영특함을 보였다.

그래서 중요한 표현은 영문으로 썼는데

으윽~내 엄마가 그걸 모를 줄....

그래도 현옥이는 순수하게 I love you~했을 뿐인데

아들을 둔 내 어머니는 마치 아들을 말아먹는 줄......

 

누군가 써서 감춰놓은 편지! 바람이 불어온다.

 

2023년 5월 15일 월요일

지난 주 경기도 어떤 저수지.

저수지라기보다는 작은 방죽 같은 곳으로 낚시를 갔던 것.

자연 방죽.

그러니 중국산 붕어 같은 어종은 없는 곳.

그래서 갔고

이런 저런 조건이 맞아서 만선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붕어 요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니

그 날 저녁 전화를 넣고 집으로 찾아갑니다.

“아이 좋아라! ”하시며 배를 따야겠다. 하시기에

배를 딸 양을 아닙니다.

뚜껑을 열어보시면 압니다. 하니

아이스박스 뚜껑을 열었고

“뜨악~”

바로 약으로 내리기 위해 건강원으로.

 

아이스박스 통째로 드렸고

오늘 짬낚시를 가려하여 전화.

“아이스박스 찾으러 가려고요”하니

오늘은 서로 마음이 맞았다며

지금 아이스박스 가지고 가는 중이라 합니다.

전화를 놓고 생각하여보니

여성분이 들고 오기에는 다소 무겁고 큰 것이라

오는 길을 예측하고 마중을 나가다

얼마쯤 딱 마주쳤습니다.

다행히 이동용 캐리어에 묶어서 오시는 중.

사무실에서 아이스박스를 내리려니 안에 뭐가 들었답니다.

앗?

그건 집에서 직접 만든 쑥떡과 쑥떡 반죽입니다.

얼마나 맛있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스박스 더 큰 것에 넣어서 드릴 girl.....

지금 아이스박스도 결코 적은 용량이 아닌데

훗훗훗 사람 욕심은 그런 것.......

- 사월愛 아카시아-

 

너는 항상 오월愛 꽃을 내었다.

그래서 모든 일정을 너에게 맞추어

사랑의 서신을 이렇게,

" 아카시아 꽃 피는 오월愛

향(香)이 꿀벌을 부르는 오월愛

예전 그 오포 삼거리

붕어가 산란을 위하여 모여드는

그 삼거리 여울 뚝방 .

아카시아 꽃 피던 그곳에서 기다릴 테요“

이제 나는 어쩌란 말이더냐!

오월愛 먼 곳에서 님이 오면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오월이 오면 주구장창 너의 꽃 아래서

기다림의 환희를 가지려 했는데

그 땐 너에게 이파리만 있을 뿐

그 땐 너에게 가시만 있을 뿐.

 

향에 끌려 다가서다 가시에 찔려도 괜찮았다.

향기를 품으려면 이 정도야 감수해야지

차를 타고 한 시간을 달려가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너의 향기는 충분한 보상이 되었으니까!

너의 꽃그늘 아래 짧은 낚싯대 하나 펼쳐놓고

낚시는 뒷전, 풀밭에 벌러덩 드러누워

하늘 한번 보고, 구름 흘러가네......

하늘 한번 보고, 종다리 노래하네........

뻐꾹뻐꾹 뻐뻐꾹 뻐꾸기도 왔구나.

그러다 스르르 잠이 들면 곧 오실 내 님의 꿈.

너는 오월愛 꽃을 내야하는데

이미 사월愛 꽃을 내었으니.

나는 이제 어쩐다지.

 

▶종잡을 수가 없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함께 꽃을 내더니

벚도 너무 이르게 꽃을 내어 작년에 계획을 세웠던 축제를 말아 먹었다

4월에 아카시아 꽃이 피었다. 5월愛 펴야하는데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나는 어떻게 적응을 할까?

2023년 4월 26일 수요일. 아카시아 꽃 아래서

작년 봄,

나팔 꽃 씨를 뿌렸습니다.

그건 어느 한 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밀고 나온 동요 한 소절 때문입니다.

말 나온 김에 그 노래 한 번 불러 보겠습니다만

일단 박자가......

하나 건너 띄고 ,둘 건너 띄고 셋 하고 들어간다.

 

"(1) 아빠하고 나 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2.애들 하고 재미있게 뛰어 놀다가

아빠 생각나서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 보며 살자 그랬죠.

날 보고 꽃 같이 살자 그랬죠."

 

노랫말과는 다르게

나의 아버지는 말 그대로 "범"이었습니다.

조선의 호랑이라면 딱 맞는 표현이죠!

어제 사촌 큰형하고 통화하면서

내 아버지는 얼굴도 호랑이 형상이라고 했습니다.

화가 나면 바로 권총을 뽑아 드니

아버지가 동네에 나타나면

될 수 있는 한 얼굴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

최 상책이라며 피했다 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은 그냥 노래일 뿐

아버지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노래입니다.

 

각설하고 그 나팔꽃으로부터 받아 놓은 씨를

올 4월 달에 뿌린 것입니다.

그리고 기다렸죠!

언제나 쌍떡잎이 머리를 밀고 올라올까?

날이 가고

또 날이 가고

월요일,

화요일…….

토요일…….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땅이 문제인가?

거름을 주어야 하는가?

나의 기다림은 조급함으로 변하고

결국 사무실 화분에서 올라온 싹을

움푹 파서 옮겨 심었습니다.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이제 기다림에는 익숙해진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내 나이 쉰이 오면

모든 것을 품을 수 있겠다 했습니다.

물질에 연연하지 않겠다! 했습니다.

그랬다는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힘 있게 살아 갈 날이 줄어들면서

빨리 성취해야 하고

그러니 빨리 해치우려고

바쁘게 동동거리는 조급함이 생기고 있습니다.

분명 나팔꽃 씨는

떡잎을 가지고 지면을 뚫고 나올 텐데 말입니다.

심은 대로 거두는 법칙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하나만 묻습니다.

제발 말씀하여 주세요!

플리즈(정중하게 예를 다하여서 ㅎㅎㅎ)

당신에게 조급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빨리 화장실가야해요~

곧 밀고 나올 것 같습니다 ㅠㅠㅠ

급합니다.

- 수박 王-

 

과일이니까 괜찮을 줄 알았다.

직업상하는 일이 노동이라

땀 흘린 날이면 현장에서 손 털고 돌아와

기본이 수박 반 통 보내버린다.

절반으로 자른 수박에 숟가락 하나만 얹어 놓으면

얼마나 알뜰하게 해치우는지

마지막으로 남는 건

벌레도 먹지 않을 얇은 껍데기.

여름 한 철이면 매일 수박 반통씩 날려 보냈다.

그래도 이건 과일이니까

제아무리 배가 불러도

요도를 통해서 암모니아水?를 배출시키면 되는 줄 알았다.

차츰 배가 나왔다.

입맛이 좋아서 밥을 줄이면 되는 줄,

그래서 기본 두 공기에서 한 공기로 줄였다.

수박은?

수박은 여전히 반 통.

벙벙해진 배는 줄지를 않았다.

다시 간식을 줄였다.

수박은?

수박은 여전히 반 통.

그러다가 들은 이야기.

저녁 과일은 배를 기름지게 한다네.

과일인데?

거의 수분인데?

어찌할까?

그래서 오늘은 수박 1/4통

이것도 절제하라 하면 안 되지.

이건 그냥 놓아두라.......

그래보아야 겨우 1/4쪽 이니.

 

2023년 5월 2일 화요일 고 호순

할머니 세 분이서 지나가다

걸음을 멈추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 꽃이야~어쩜 저리 소박하게 피었을까? "

 

" 그렇지? 맞지?

나만 그런 생각을 한건 아니지?

야야야~은방울이 굴러가는 거 같아~"

 

이렇다 할 말을 내지 않은

할머니 한 분은 그냥 지켜만 보고 계신다.

그러더니 꽃으로 다가가 무릎을 굽혀 앉아

아주 조심스럽게 이파리를 만져보고

꽃도 쓰다듬어 본다.

어린 아이 다루듯 찬찬히

그리고 섬세하게

그러더니 이윽고 말씀을 내신다.

 

" 그러게~분을 바르지 않아도

어여뻤던 우리 어머니 얼굴 같아~

그냥 예뻤던 내 어머니"

 

그렇게 친구로 여겨지는 할머니 세분은

화분 꽃 앞에서 한동안 있다가

웃으며 가던 길을 가셨다.

사실 나도 이 식물의 이름은 모른다.

2년 전 아시는 분이 할미꽃 같다며 같다준 것인데

자라서 보니 할미꽃은 아니었다.

그렇게 이 식물은 화분에서 자라게 되었고

길가에 내다 놓았더니 꽃을 내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나가는 그 누군가에게

향수도 불러 일으켰고 마음도 보드랍게 만들어 주었다.

이 작은 화분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다니....

그냥 길가 화분에서 자라준 이름 모를 꽃이

세상이 할퀸 마음에 꽃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하니

나 역시 그러니 흐뭇할 수밖에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