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사는 지인께서 꽃이 좋다며

화분에 심어서 아예 통째로 건네준 작약.

꽃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한약재로 쓰인다죠!

뿌리는 인간의 몸을 이롭게 한다죠!

그래서 이름도 작약.

심하고이 되기로 했다는.

핫핫핫 그냥 실없이 내가 뱉어내는 말이니

"정말 그런가 하여?" 지식인에게 물어보지 마세요.

 

지식인.

오래 전 내가 딸에게 무슨 질문을 했더니

"아빠 잠깐만요! 지식인에게 물어보고 올게요~" 하여

참 좋은 스승을 두었구나! 했더니

그게 네이버라는 공간에 질문을 하면

그 누군가가 답을 달아주는 지식인.

내게 있는 것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지식의 올바른 활용이 될 것입니다만

개중에는 내게 있는 지식으로

상대를 얕잡아 보거나 비난하는 사람들도 종종 봅니다.

지식의 우선 적용자는 자신입니다.

겸손에 관한 지식을 습득했으면

먼저 자신이 겸손해야 하겠습니다.

입술만 들썩거리는 지식인은 사양합니다.

행동하는 지식인...

삶 자체가 지식인.

말만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숱합니다.

 

그냥 웃자고 농담처럼 던졌지만

심하고 자신을 던져 세상을 치료하는 이 되겠다

선포한 길가 화분 속에 작약.

오늘도 나는 너에게 물을 준다.

이건 인터넷을 통하여 입양한 할미꽃입니다.

그 해 여름, 길가 화분에서 곱게 늙어가는 식물이

무려 다섯 송이의 꽃을 내었었죠.

종종종....

분주하게 제 갈 길을 가던 사람들조차도

잠시 멈추고 주저앉아

다섯 송이의 꽃을 보면서 쓰다듬으며

곱다.

귀엽다.

어여쁘다 감탄사를 불러 일으켰던 길가 화분 할미꽃.

어느 날 자정에

한 할머니께서 캐어가기까지 할미꽃은 명물이 이었죠.

할미꽃이 사라지고

휑한 화분을 바라보며 시름시름 앓다가

인터넷을 뒤져서 입양한 그 어린 할미꽃이

2023년 좁은 화분에서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고 싹을 내었습니다.

등을 다독이며

고맙다. 살아주어서.

 

당신에게도 인생의 혹한기가 있었고

잘 이겨내어 오늘의 그대를 있게 하였습니다.

힘듦이 있었기에 어지간한 것은 쉽사리 넘기는 당신.

누구는 고달파서 주저앉지만

또 어느 누구는 아주 넘어지지 아니하고 일어섭니다.

극한을 이겨내고 싹을 낸 할미꽃

과연 꽃을 낼까요?

 
 

몇 년 전 경기 안성에 있는 작은 저수지로 낚시를 갔다가 척박한 땅에서 버겁게 꽃을 낸 야생 식물을 보고 나도 모르게 끌려 낚시는 팽개치고 어떻게든 저 식물을 살려가야 한다. 다짐을 하고 땅을 다 파먹을 기세로 파서 옮겨 와 그 해 씨를 받아 두었던 그 식물입니다. 어쩌면 당신의 눈에는 그저 잡풀 일수도 말입니다.

그 때 상황이 담긴 사진 하나를 찾아 끄집어내었습니다. 참 한심하죠! 지금 책상 위에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적하여 있는데 말입니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묻습니다. 해야 하는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당신은 무엇을 택합니까? 훗훗훗 바보 같은 질문. 우문현답(愚問賢答)을 바라는. 하지만 이제 나는 하고 싶은 일을 우선으로 택하기도 합니다. 기쁨이 오는 일, 말입니다. que sera sera...무슨 뜻인지 알고 싶으면 오백 원 핫핫핫

- 내일 계속-

살다 보면

살다 보면

내 의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리는 때가 있다.

 

美大를 나왔는데 먹고 사는 것은 건설업이고,

등산용품을 잔뜩 사놓고

어쩌다 친구 따라 나선 낚시에 빠져

지금까지 낚시꾼으로 사는 친구가 있고.

오늘이 그런 날이다.

이건 붕어지! 하고 낚싯대를 잡아채면 참붕어이다.

 

▶앗? 이 녀석이 참붕어입니까?

내가 아는 참붕어하고 다르네!

참붕어는 너부데데하고

비늘에서 노란 색이 나오던데?

 

맞지! 참붕어는 그런 거 맞지!

그런데 당신이 아는 그 붕어는

참붕어가 아니고 토종붕어.

학명으로 참붕어는

지금 내가 잡은 이 녀석을 말함이다.

날 선 바늘에 고소한 떡밥을 묻혀 던지면 깔짝깔짝.

긴장하고 잡아채면 으으으으~또 참붕어.

오늘 낚시는 그런 날이다.

그런데 그림을 잘 보시라~

저 작은 주둥이에 정확하게 박힌 바늘.

이렇게 말하면 낚시 고수 당신은 화를 낼 수도.

그래도 말 해보면

● 진정한 낚시 고수는

이렇게 작은 고기도

정확히 바늘에 꿰어 잡아 낼 수 있어야”....

▶뭔 말! 고수는 걸러내어 잡을 능력이 있어야 함다.

 

ㅠㅠㅠㅠㅠ 그런 날이 있다.

당신도 큰 계획을 품고 나선 길에

하찮은 것

참붕어같은 잔챙이만 성사되는 날이 있을 거다.

 

2023. 5. 18

●아저씨 팔에 스티커가 붙어있어요.

제가 떼어드릴까요?

잠시 후

●아저씨~ 혹시 중국분이세요?

made in chine 라고 표기되어 있어요!

아니면 동포이세요?

 

으흑~나야말로 대한민국 토종인데.

어디를 보아도 말입니다.

누리끼리한 피부.

검은 눈동자.

식생활의 발전으로

키가 커진 것뿐이고

몸이 좋아진 것일 뿐이고

우리 민족이 원래 머리는 좋았으니 나도 뭐...음음음....

그렇다는 이야기...

 

여전히 노동으로 먹고 사는 형편이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자부심이 있다.

그건 단순히 made in korea로 살아가는 것.

더도 아닌 덜도 아닌

그저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다.

우리의 손으로 만든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좋고.

대한민국 저수지에서 붕어를 낚는 것이 좋고.

찰진 쌀밥으로 세 끼 해결하는 것이 좋고

봄의 꽃과

여름의 江.

가을의 단풍.

겨울의 온돌방.

사계(四季)를 골라 눈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이 모든 것이 made in korea여서 좋다

 

2023년 5월 17일 팔에 붙은 스티커를 보며.

자전거를 타고 성내 천을 따라

한강으로 들어가는 길에 다리를 건너다

한 곳을 응시하는 왜가리 한 마리를 보게 됩니다.

여느 왜가리보단 몸집이 큰.

 

왜가리는 공격을 위한 자세로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려있습니다.

여차하면 뾰족하고 긴 주둥이로

단박에 물고기를 제압할 것 같습니다.

재미난 구경거리가 될 것 같아

난간 대에 기대서 관찰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녀석의 표적은 어디에 있을까?

으악~

왜가리가 노려보는 것은

60cm는 넉넉하게 넘을 잉어였습니다.

▶안 돼~녀석은 네가 상대 할 덩치가 아니다.

욕심이야~

설령 날선 부리로 잉어를 찍을 순 있다 하더라도

저 큰 잉어를 삼킬 수는 없어.

너는 죽은 사체를 뜯어먹는 하이에나는 아니잖아"

 

간혹

아니 어쩌면 매 순간마다

욕심을 갖게 되는 것들을 마주합니다.

적잖은 것들은 내가 소화시키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설령 내 앞에 있다 하더라도

내가 삼키기 힘든 것들입니다.

혹 삼킨다 하더라도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들입니다.

욕심과 긍정의 사이에서

나도

당신도

그도

살아갑니다...

 

2023년 5월 16일 아산병원 앞 성내 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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