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틀 뒤 아뿔싸~그 분이 또 다녀가셨습니다. 이번에도 정체를 밝히지 않고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소리도 없이 다가 와 ,전에 심었던 봉숭아보다 더 실한 놈으로 꽃까지 피어난 봉숭아를 심어 놓고 가셨습니다. 그 곁에 이름을 알 수없는 화초도 더불어. 또 다시 CCTV를 돌려보지는 않았고 그 날 바람 들어오는 그늘 아래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저렇게 할 수 있겠는가? 내가 한 작은 선행에 나팔을 불며 떠벌이고 그에 상응하는 칭찬을 기대하며 살고 있지는 않는가? 알아줌을 위한 의도적 행위 말입니다.

그깟 봉숭아 하나를 가지고 무슨? 아닙니다. 지금 한 번 생각하여 보십시오. 나와 내 가족을 위한 거 말고,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그 누군가를 위해 내게 있는 것으로 슬며시 얹혀주고 뒤돌아 선 적이 있나요? 세상 산술적 계산은 그가 이익을 얻으면 나는 손해를 입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나보다 잘 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는 2등이어야 하고 나는 1등 이어야하고, 교육도 상대를 배려하고 세워주는 예의보다는 성적1등으로. 아들은 자동차 학과를 지원하려하는데 안 된다 거긴 부모의 얼굴이 서지가 않는다. 인지도 높은 그 대학을 가거라~부모가 생각하는 거기로. 아들은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데....

그 분은 이 글은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고맙습니다.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려운 삶. 말 잘하는 사람은 숱해도 잘 말하는 사람은 그 보다 훨씬 적은 세상. 나는 말재간이 없고 어눌하여 글로서 인사를 남겨봅니다. 어쩌면 내일도 이 거리를 지나가면서 당신님이 심어놓은 봉숭아 화분을 힐끔 보시겠죠! 나는 당신님을 모르고 당신님은 아마 나를 알고! 사무실 앞에서 골몰하며 서성이는 나를 보았을 테니까요!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하며 당신님이 심어 놓은 봉숭아에 감사함으로 응답합니다.

 

 

 

 

내 길가 화분에 봉숭아를 심어놓고 가신 분은 누구일까?

뒷집. 옆집. 오층 집. 3층 집.

다 물어보아도 아니랍니다.

아쉽게도 화분이 있는 곳은

우리 회사 CCTV 사각지대 ㅠㅠㅠ

그래서 옆 공구가게 사무실에서 협조?를 구해

9시에서 11시30분 사이 영상을 요청하여

확인 차돌려보던 여직원들에게서

확신에 찬 음성이...

저 분이 맞습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오셔서 살며시 심고 간 봉숭아.

아시는 분이냐고 자꾸 묻는데 모릅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시긴 했지만 아시는 분이 아닙니다.

어찌할까요?

말이라도 고맙다 전해야하는데

누군지 알아야.

그러다 생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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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반드시 범죄현장에 다시 나타난다."

한 때 형사였다는 아버지의 피가 어디 가겠습니까?

그 분은 반드시 이 길을 지나 갈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가 심어놓은 봉숭아가

자리를 잘 잡았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반드시...

그래서 흰 필름을 붙인 판자를 적당한 크기로 절단하여

고마움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글씨도 정성스럽게 남기려 했는데

휘갈기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말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마음을

"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봉선화 연정"

 

얕은 화분에 나의 어린 싹

채송화는 잘 자라나?

여기 저기 분주하게 나들락 거리다

문득 그런 들었던 것입니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노랫말처럼 채송화와 봉숭아(봉선화)는 한 짝인데!

봉선화 씨라도 사서 곁에다 뿌릴까?

아님 봉숭아 모종을 찾아볼까?

채송화가 홀로 외롭겠어!

봉숭아 심자!

그게 빠르겠지 .

 

그 날 아침도 여느 날과 동일하게

길가 화분에 물을 주고

나는 그 곁에서 봉다리 믹스 커피 한 잔 마시며

휴대폰 일정을 보고 영업을 나갔습니다.

어디를 돌아 다녔겠죠!

또 누군가를 만나 웃음을 팔았겠죠!

영업은 그런 겁니다.

그리고 점심 때 사무실로 돌아오다가

앗? 채송화 옆에 봉숭아?

뉴규?

뉴가?내 마음을 누가 읽었나?

채송화 옆에 봉선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가 봉숭아를 심었다.

누구야~관심법으로 보겠어~“

 

도대체 누가

이 길가 볼품없는 화분에 봉선화를 심어놓고 가셨을까요?

화분에 산딸기나무가 있습니다.

내 적성은 야생이죠!

야성이라고도 말씀드려볼게요.

 

2년 전

창고 앞 나지막한 야산에서

작은 산딸기나무를 모셔? 와 화분에 심었더니

야생이라서 그런지 몇 날이 못 되어

원기회복을 하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꽃도 잘 피었고 하여서

화분에서 산딸기를 보겠구나! 기대했지만

땅 힘이 없어서 그랬을까?

딸기 형상까지는 갔는데

말라 비틀어져 푸석거리다 결국 끝이 났고

올 해는 그 해 6월 실패를 거울삼아

박카스도 주고

아로나민 골드도 주고,

배즙도 주고 ㅎㅎㅎ말 되나?

뭐....음 내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물론 식물학자의 눈으로 보기에는

무지함의 극치되시겠어요!

아무리 잘 가꿔놓은 정원도

생태학자의 시각에서 보면

자연훼손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올 해도 꽃을 피운 산딸기.

화분에서 산딸기를 먹을 수 있을까요?

그리 아니 되면 6월엔

근동 山을 싸돌아다니며 산딸기 좀 먹어 보려고요.

山과 들을 배회하는 것으로

자연의 심성도 되찾고

서울이란 큰 도회지가 주지 못하는

정서도 가슴에 담아보려고요.

화분 산딸기

너를 보쌈 하여 데리고 온 것에

미안함을 감출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 더불어 힘 내어보자.

2023년 6월 2일 고호.

아마도 누군가에게서 받았을 식물입니다.

처음 받았을 때 그저

고저~잎사귀 식물인가 했었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꽃을 내었는데

높은 산지에서 자란다는 금강초롱 인가? 하였지만

맑고 밝은 순수의 결정체, 금강초롱이

자동차에서 뿜어내는

몹쓸 매연에서는 버틸 재간이 없을 것이니

그건 아닐 것 이라 확신은 들지만

그냥 금강초롱의 꿈에서 깨고 싶지 않아서

오늘도 물을 주고 정성을 주고

사랑과 정열을 주고 있습니다.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트라이~ ㅎㅎㅎ

그리고

나는 그 옆에서 봉지커피 한 잔.

좀 더 사귀면 말을 틀 것으로 기대하면서.

핫핫핫 바보들의 행진.

전에 말씀을 드린 대로 개똥 쑥이 있습니다.

작년에 번성하다 사그라진 그 자리에

작은 싹 하나가 고개를 디밀더니

그렇게 잔인하다 말하는 4월을 이기고

이렇게 무성한 숲? 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다 표현도 못했는데

나리도 오늘 활짝 웃으며

행인(行人)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만

나의 사랑은 변함없이 개똥 쑥에 있습니다.

 

볼품은 없죠!

이렇다 할 꽃도 내지를 못해요.

사람으로 치자면 나하고 비슷한 처지?

얼굴도 안 돼G!

그렇다고 지갑이 불룩한 것도 아니G

그래서 나는 개똥 쑥에게 더 애정이 가는 겁니다.

비슷한 처지여서 그 느낌 안다고나 할까요?

오늘 그 개똥 쑥 화분에

나리가 꽃을 내었습니다.

개똥 쑥과 나리와의 아름다운 동거.

너는 꽃이 있고

나에게는 무성함이 있으니

우리 더불어 숲을 이루자.

서로 다른 점에 이끌려 좋아라 하여

결혼을 하였다가 살다 보니

너무 다른 점이 많아서 헤어진다니....

오늘 여기서 배워보기로

개똥 쑥과 나리꽃의 다름을 인정하는 아름다운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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