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질 수 있는 행복

 

배 나온다. 끊어라.

배 나온다. 참아라. 멀리해라 하여도

하루 한 두 봉지 뜯어서 타 먹는 것을

마다하지는 않으려합니다.

업무를 시작하면서 

한 잔의 커피가 주는 소시민의 행복을

이리 값싸게 누릴 수 있는데.

 

행복의 조건에는 수 만 가지가 있겠어요

거기엔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내 노력으로 달성되는 행복과

불가항력적으로 주어지는 행복…….

 

어제 밤비가 왔습니다.

가을이라 소리 낮춰 추적거리며 올 줄 알았는데

엄청 요란한 전령(傳令)을 앞서 보내고 비가 왔어요.

우루룽 쾅쾅…….

올팍(올림픽 파크)을 가려다 그만 쫄아서

사무실에 주저앉아 잊었던 노래 한 곡을 뽑았답니다.

늦은 시간 혼자이니

박자 글렀다.

음이 제 멋대로네 할 사람도 없고.

노래는 이 장희 작사의 "비의 나그네"

한 번 뽑아 보겠습니다.

플리즈~

그래도 아는 처지이니 귀는 막지 마시고.

 !들어갑니다.

 

님이 오시나 보다.

밤비 내리는 소리.

님 발자국 소리.

밤비 내리는 소리.

님이 가시나 보다.

밤비 그치는 소리.

님 발자국 소리.

밤비 그치는 소리.

밤비 따라 왔다가

밤비 따라 돌아가는

내 님은 비의 나그네............

 

어제와는 다르게...

어제보다는 새롭게....

그런 하루되시길.....

 

 

한 잔 했어요?

 

출근을 하면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하루 일정을 이야기 합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의 하루가

이런 방식으로 열리지 않을까요?

 

나는 이미 출근을 했고

믹스커피 한 잔을 마시며

짧은 시간 하루를 기획하여 봅니다.

그리고 계획도 하여 봅니다.

사람들은 배가 나오는 주범이 봉지커피라 손사래를 쳐도

하루 한 두잔 먹는 것까지 저지당하고 싶지는 않아요.

 

"후루룩~“

 

첫 한 모금을 빨아들이는데

권 과장이 사무실로 들어옵니다.

 

권 과장 굿모닝 좋은 아침입니다

한 잔 했어요? "

 

? 한 잔요? ................................"

 

" 왜 그리 놀라지? 모닝커피 한 잔 했냐고?"

 

" ........!

그냥 어제 저녁 일이 찔려서

그게 쓴물 좀 마셨거든요!

한 잔 했어요? 물으셔서 "

 

충남 서산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친구에게서

그림 한 장이 카톡으로 들어 왔다.

참고로 내 친구는 서울 장충중학교 동창이고

그는 서산에서 서울로 유학을 왔던 것이다.

내가 친구에게 전화를 받을 때는 대부분

취기가 정수리 끝까지 올랐고 그러니 혀가 말려들어서

어눌한 발음을 내 귀에 붙일 때이다.

 

" ~친구야~

내가 친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쥐~

꺼억~~좀 취하네.

꺼억~“

 

그러면서 주위를 진정시키는 친구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 ~시키들아! 조용히 하라고!

내가 지금 내 친구하고 전화하고 있잖아!

이 친구가 누군지 알아?

목숨을 같이 했던 친구란 말이야~

너희가 그걸 알아 ?"

 

아마도 맨 정신으로 전화를 받아 본 거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지역사회에서 건축업

좀 더 엄밀히 말하면 토목업을 하고 있으니

이래서 한 잔 들이 키고

저래서 한 잔 꺾고

위하여~.

 

알코올의 긍정적 효과는 사람을 참 기분 좋게 만든다.

물론 여기서 긍정적 효과라고 제한하여 말했다.

껄끄로운 것이 있으면 소주 한 병에 다 털어 내고

소주 두 병에 를 읊고

소 주 세 병에 어깨동무를 한다.

그리고 인적 끊어진 시골

별과 달과 부엉이가 살고 있는 산길에서

송창식의 고래사냥도 같이 부른다.

그런 친구가 서산에 살고 있다.

 

그제도 전화가 왔다

물론 혀는 여전히 꼬여서

 

" ~친구야~

서산에 낚시는 언제 오는 건데?

친구가 온다면 지게차로 번쩍 들어서

니가 낚시 하는 뒤에 컨테이너도 놓아 줄게!

토목 하는 사람이 중장비는 좀 있거든..

그리고 니 뒤에서

니가 걸어 올린 붕어로 매운탕 끓여 줄 테니

도대체 언제 올래?

내가 말이지...꺼억~

매운탕은 조금 하거든~

니가 원하면 라면 사리도 넣어 줄게

에이씨~ 그래그래 알았어!

까짓 거 계란도 푼다 풀어

그까이거 얼마 한다고?

두 개 푼다! 그런데 언제 낚시 올 건데?"

 

하루는 희귀한 일이 일어났다.

카톡에 그림만 하나 달랑 넣고는

전화도 없고 사진에 관한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런 일은 이제까지 없었다.

그 때는 봄의 향연이 벌어지던 521일 이었다.

친구는 너른 땅을 가지고 있고

감자며 양파를 대단위로 계약재배 하고 있다고 했었다.

검색하여보니 보내 준 사진은 감자였다.

얼마 있으면 캐내어 출하시킬 하지 감자였다.

사진은 들어오고 아무런 말이 없어서

나 역시 그냥 휴대폰을 접고 나는 나의 일에 몰입하였다.

그리고 다시 열어 본

서산 친구의 카톡에 이런 말을 짧게 덧붙였다

 

"감자라고 깐보지마라! 나도 한 꽃 한단다......."

 

친구야 IMF때 큰 부도를 맞고

너 역시 부도가 났지만

너를 믿고 기다려준 사람들과

너의 눈물 나는 노력으로 사업을 다시 일으켜서 참 자랑스럽다.

나는 감자처럼 투박스럽게 사는 니가 부럽다.

 

너의 감자 꽃은 어떤 향 좋은 꽃들보다 더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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