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박 王-

 

과일이니까 괜찮을 줄 알았다.

직업상하는 일이 노동이라

땀 흘린 날이면 현장에서 손 털고 돌아와

기본이 수박 반 통 보내버린다.

절반으로 자른 수박에 숟가락 하나만 얹어 놓으면

얼마나 알뜰하게 해치우는지

마지막으로 남는 건

벌레도 먹지 않을 얇은 껍데기.

여름 한 철이면 매일 수박 반통씩 날려 보냈다.

그래도 이건 과일이니까

제아무리 배가 불러도

요도를 통해서 암모니아水?를 배출시키면 되는 줄 알았다.

차츰 배가 나왔다.

입맛이 좋아서 밥을 줄이면 되는 줄,

그래서 기본 두 공기에서 한 공기로 줄였다.

수박은?

수박은 여전히 반 통.

벙벙해진 배는 줄지를 않았다.

다시 간식을 줄였다.

수박은?

수박은 여전히 반 통.

그러다가 들은 이야기.

저녁 과일은 배를 기름지게 한다네.

과일인데?

거의 수분인데?

어찌할까?

그래서 오늘은 수박 1/4통

이것도 절제하라 하면 안 되지.

이건 그냥 놓아두라.......

그래보아야 겨우 1/4쪽 이니.

 

2023년 5월 2일 화요일 고 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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