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 그 불후의 명작 “생각하는 사람”

알몸으로 앉아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진묵중해서 말을 걸기가 어려울 정도.

사람이 너무 진중하면 그럴 수 있겠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은 친구 창수가

이제부터는 내면의 세계에 집중한다며

말을 끊고 금호동 바닥에서 종적을 감추었었다.

강변 철로 안 쪽 후미진 그의 집으로 찾아 가야만

겨우 만날 수 있었는데 그는 정말로

항상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우리는 창수를 진정으로 걱정을 했다.

저러다 정말 실어증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이제 중학교 3학년인데.

충열이와 종호. 희신이 ,우리는 하여튼 그의 입에서

예전처럼 여학생 이야기도 나오고

장래 꿈도 나누던 그 때로 돌려놓아야 했다..

 

친구 희신이는 전라도에서 전학을 왔는데

그 녀석은 유독 그림을 잘 그렸다.

연필 한 자루만 쥐면 쓱쓱쓱~

우리가 원하는 어떤 것이든 그려 내었던 것이다.

그 날도 우리는 창수네 집에 모였다.

희신이는 스케치 북을 들고 왔는데

뻣뻣한 겉지를 넘기자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습작이,

지금 생각해도 기가 막힐 정도의 그림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것이 희신이가 그렸을까?

의심하는 친구는 없을 정도로 녀석의 솜씨는 벌써 물이 올랐던 것이다.

희신이가 물었다.

“야~이 사람 지금 뭘 생각하는 것 같냐?”

종호가 첫 번째로 생각을 언어로 전환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충열이도 말을 내었다

 아~학교가기 싫다”

그 때였다. 입을 다문 지 벌써 열흘이 넘은 창수가

입을 뗀 것은 바로 그 때 였다.

알몸으로 앉은 저 사람은 무었을 생각할까 하는 질의까지

다시 던지며 자신의 생각을 던진 건 바로 그 때였다.

“ 음음음....저 사람이 생각하는 건.....음음음...

도대체 내 팬티 어느 시키가 가져 간 거야?“

창수 입 열었고 우리는 다시 열렬한 친구가 되었다.

 

 

 

- 또 -

고 호순

 

합판으로 가림 막을 세우고

안에서 열나 일하는 소리가 들린다.

궁금하다.

때 마침 안에서 일하는 분이 나오기에

재빠르게 여기 무엇이 들어오나 물으니 카페.

 

생각이 난다.

그 때도 카페.

횡단보도 앞 모퉁이. 반반한 건물.

임대료가 제법 나갈듯하여 물어보니 오백.

오백 원?

장난 하냐? 오백萬.

임대료만 오백이고

그 외에도 나갈 돈이 수두룩한데 어찌 수지(收支)를 맞출까

그리고 2년 영업 그 카페는 그만 두었고

그 기물(器物)을 그대로 인수하여 또 카페.

이번에는 더 짧은 기간에 접었다

이제 그 공간을 둘로 나누어 하나를 또 카페로.

내가 무지(無知)하여 자꾸 자문(自問)을 해본다.

카페에 그리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좋아서

경험삼아 라고 말하기엔

젊음은 금방 가고

나도 장사꾼이어서

손님 없는 그 외롭고 적적함을 알기에.

당신도 나도 그도

우리 함께 다 잡고 있는 그 것이 잘 되었으면

 

지금도 대한민국은 카페 창업 중

 

▶2023년 2월 21일

나도 장사꾼이기에 새로 생기는 그 카페가

이 동네에서 더불어 쭈욱~같이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억이 2년 앞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APT에 살며 근검절약

드디어 빌라 2층을 하나 더 구입하게 되었던 그 해 가을

부동산을 통하여 세를 내놓았고

드디어 세를 보러 온다는 말에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그곳을 향하여 똘래똘래 걸어가는데

소방차가 앵앵 거리며 부리나케 달려가더랍니다.

어디서 불이 났나보네! 어쩌냐~

잠시 후 연립주택이 보이는 언덕 위에 올라서니

조금 전 그 소방차들이 자기 집 앞에 몰려 있더랍니다.

"설마"

하지만 잠시 후 그 설마는 사실로.....

다행이 불길이 그리 번지지 않아서

외부만 타격을 받고 내부는 이상이 없었답니다.

근처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다

어떤 원인에 의하여 불이 세력을 얻은 겁니다.

외부에 인화물질이 있었을 수도.

그리고 이번 주 화요일인가 월요일

후배로부터 카톡을 통하여 큰 불이 나서

대응1단계가 내려진 사진을 한 장 보내며

퇴근 중에 차에서 보내면서

자기가 다니는 회사 근처인 거 같다고 했고

그 친구가 오늘 점심 즈음 집이라며 전화를 주었습니다.

아니 이 대낮에 무슨 집?

백수가 되었답니다.

불난 곳이 자기 회사랍니다. ㅠㅠㅠ

대표께서 평생 일으킨 회사인데

한 번의 불이 모든 것을 집어 삼킨 겁니다.

어릴 적 불조심 표어가 생각나네요.

"자나 깨나 불조심. 다시보자 불조심"

 

이제 건조한 산에 봄바람이 들러붙을 시기가 옵니다.

山에 오를 땐 불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떤 것도 소지하면 아니 되겠습니다.

물론 불같이 뜨거운 당신의 사랑은 제외입니다.

옛?

불 꺼진 지 오래라고요?

ㅠㅠㅠㅠ

 

 

하루도 뭐가 오지 않으면 그게 택배는 아니지!

아내는 어제도 뭔가를 시켰다.

그러니 오늘도 무엇이 왔다.

한 방에 각기 다른 그 무엇이 4개가 왔다.

어쩌면 이것이 다가 아닐 수도.

지금 이후로 그 어떤 것이 또 올 수 있겠다.

지금 시간이 오후2시.

그러니 택배의 시간적 여유는 매우 풍부하시겠다.

무엇을 그리 시키느냐 물어 본 말에

나를 위한 것은 거의 없고

가족을 위한 것이라는 아내의 강한 어조에 눌려?

긴 날 숨과 더불어 말(言)을 내려놓았으니

이제는 택배가 와도 소 닭 보듯 하게 되었다.

 

기업의 구조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택배회사의 재정적 적자가 어마어마하다는데

여전히 기업은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으니

우리같이 코딱지만 한 규모의 장돌뱅이는

머릿속으로 그 운영체계를 도대체 알 수가 없겠다.

우리는 몇 달만 적자가 발생하여도

곤드레만드레 휘청거릴 텐데.

 

오늘도 택배가 왔다.

아마 내일도 택배가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내일의 다음날도

그리고 그 다음의 다음 날도

택배는 콧날을 세우고 문 앞으로 돌진할 것이다.

택배 삼창이라도 불러야하는 건 아닌지....

올 해도 택배는 아카데미 개근상 후보에 오른다.

만세 .만세. 만만세.

 

 

2월 중순으로 들어오면서

날씨보다 더 달아오른 것은 낚시꾼의 마음일겁니다.

괜스레 낚싯대를 폈다가 접었다가

아직 낚시 길은 멀었는데

쓸데없이 낚싯방에 들어가

떡밥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그러다 미안하여 기본 백색 글루텐 한 봉지 사서는

볼일 보고 뒤를 닦지 않은 사람처럼 엉거주춤 나옵니다.

 

정말 낚시에서 거리를 두려고 들뜨는 마음을

겨우내 잘도 눌렀는데

이제 겨우 걸음마에 눈 뜬 南風이 오자

다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그렇게 마음을 삭혀가던 볕 좋은 토요일 .

일자山 아래 청국장 맛집에서 점심을 해치우고

서로 얼굴만 보다가 한강으로 바람이라도?

바람이라도?

그렇지! 그 미루나무에 물은 올랐는지!

강변으로 스며든 여성들의 옷차림이 꽃으로 물들었는지!

단지~그것만 보려고? 한강으로 달려갑니다.

 

잠실 토끼굴 앞 선착장 앞에 차를 붙이고

강변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그러다 탄천 합수머리에 낚시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루어 낚시 꾼들의 민감한 릴링.

그런데 때 마침 휘익~치켜드는 낚시가 반달로 휘었고

우리는 구경거리를 위하여

대퇴부에 힘을 가해 강변을 달리기 시작을 했습니다.

눈치인가?

놈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만

노련한 낚시꾼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은 일 ,

물 위로 한 번 뒤집어지면서 공기 한 번 먹고

두 번, 세 번

결국 힘이 빠진 물고기는 뭍으로 나오면서

순간 구경꾼의 탄성이 터집니다.

대단히 커다란 숭어.

언뜻 보기에도 70cm는 넘어 보이는 대물입니다.

옆에 보이는 뜰채로 얼른 걷어 들이니

횟집 수족관에서 이런 크기의 숭어는

결코 본 적이 없을 정도의 크기.

매운탕을 좋아하는 분들이 생각나서

얼굴 팔리지만 고기 쓸 거냐 물으니

필요하면 가져 가라합니다.

낚시꾼이 좀 뭐 팔리기는 하지만

주는 재미도 쏠쏠하고 하여 사진을 찍어 보내면서

드실 거냐 말을 던지니 “콜” 이랍니다.

브론디의 “콜미”

여기저기 쏘다니며 겨우 찾은 봉지에 숭어를 넣으니

얼마나 큰지 몸이 절반 정도 걸치기만 합니다.

숭어를 건네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낚시 시즌이 돌아 왔네...

낚싯대는 잘 있나? ....

지난 주에 점검해놓고선...

낚싯대는 평안하신가?....

 

 

- 괜 찮 아 -

고 호순

그랬다.

정말 그랬다.

아카시아 꽃 최고조에 이르던 때,

이런 날, 임 맞으러 아니 가면 언제 가랴

급한 마음에 두서없이 보따리 챙겨서

2시간 족히 달려간 저수지에서 동상이몽.

나를 맞이하러 달려온 건 숙적(宿敵), 빌어먹을 바람.

 

이건 아니야,

뼈저리게 보고파서,

단박에 달려온 그리움은 네가 아니라고

사나이 닭똥 같은 눈물을 보여도

春風은 내가 좋다며 죽자 사자 가슴에 안겨 들었다.

거기다 햇살 타고 덤벼드는

기미 .죽은 깨. 검버섯

방패로 세운 파라솔도 으악~ 자빠지고

보드라운 5月 새순도 엄마야~엎어졌다.

괜찮아........괜찮아...

그래도 버텨 보는 건

물결에 희석되어

봄바람에 묻어오는 너의 체취를 낌새 차렸기에

상관없어

아무 문제없어.

 

내가 너에게 미쳐서 달려간 그 날

비록 너를 어루만지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괜찮았어.

볕 좋은 날은 다시 올 테니.

 

▶어느 해 봄 날

온천으로 이름 날렸던 충남 도고저수지.

드센 봄바람 앞에서 히죽거리며 열광하다.

벗들과 함께 물가로 소풍가서 집단으로 들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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