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을 하면 맹랑한 이야기라고 헛웃음을 칠까? 어디 케케묵은 말을 하냐고 낡아빠지고 남루한 말을 나보고 믿으라하는 것이냐? 부엉이 같은 눈으로 쬐려보는 당신의 눈이 무섭다. 그리고 내가 하려는 말에 대한 당신이 하려는 대꾸는 지극히 타당한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나는 낚시꾼이다. 그러기에 가능하면 앉았던 자리에 티 나지 않게 원상복귀를 하려 애쓰고 떡밥도 가능하면 작게 쓰려하니 콩알 낚시를 즐겨한다. 수질오염을 줄이려 머리도 빨래비누로 감는다. 공중목욕탕을 드나 들 때도 당당하게 빨래비누를 들고 들어갔다. 청년시절까지. 머리부터 몸까지 빨래비누로 했다. 어쩌면 내 몸 자체가 빨래 감 일수도. 웃지 마시라! 진짜다. 찌든 때 얼룩 제거에는 무궁화 세탁비누가 최고! 당신도 한 번 나처럼 해 보길. 하긴 당신은 깨끗하니까 뭐.. 씻어 낼 흠이 있기나 할까 ,,,...핫핫핫
세상에 영원한 번영은 없다. 피어난 것은 길고 짧음의 문제이지 반드시 지는 때가 있다. 나의 빨래비누 시대도 그렇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남 눈치 안보고 산다. 호언(豪言)하고 살았는데 빨래비누를 들고 거품을 내는 모습에 홀키며 보는 눈초리가 별로 탐탁치 않게 느껴졌던 것이다. 물론 여기서 보편적이 않은 나의 행태가 비정상이 맞다. 그래서 어느 순간 빨래비누를 쥐었던 내 손에 세숫비누가 잡혀 있었던 것이다. 일단 세숫비누는 거품의 신세계였다. 그리고 향(香)이 일품이었다. 조금만 문질러도 거품이 풍성하게 일었고 향기는 몸에서 꽤나 오래 붙어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그러면서 샴푸는 수질오염 공공의 적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사실 비누를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친구 희신이 때문이었다. 녀석의 속살은 검은데 유독 얼굴은 하얀 것. 그래서 물었더니 아기들이 쓰는 비누가 있다는 것이다. 우윳빛처럼 뽀얀 비누. 그 말에 사람이 훅 갔다. 남자가 귀가 얇으면 산들바람에도 10리를 날아간다. 마트로 가서 아기비누를 샀다. 카운터 아가씨가 물었다. 집에 아기가 있나 봐요~ ㅠㅠㅠ 직원 말에 대충 얼버무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비누로 문지르고 또 비벼대었다. “속 살 검은 희신이가 얼굴 뽀샤시 해진 다잖여~그렇게 맹꽁이처럼 지금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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