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도 날 선 북쪽바람이

노출된 뺨을 후려갈기던 겨울.

아마도 2021년 12월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진열대를 창문 쪽으로 붙이고

그 진열대 뒤로는

햇볕이 투과되는 것을 방지하려

합판으로 막았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진열대에 자리 잡을 것은 의류여서

열심히 만든 의류가

햇볕에 잡혀 먹을 수 있다는 의견이

관리부 직원의 입을 통하여 흘러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건 신빙성이 있는 말이었고

그래서 창 쪽 진열대 후면은

모조리 방어막을 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한 달 후

대표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 겁니다.

 

"어디선가 찬바람이 들어와요

그런데 그 구멍이 어디인지

칼바람 유입구가 어디인지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하여 건물 밖으로 나가서 둘러보다

창문 하나가 열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말이어요!

사무실 창문 쪽으로 진열대가 서있고

그 뒤로 합판이 막혀 있어서

우리가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어요.

으으으~추워요..

얼른 와 주셔서 창문을 닫아 주세요."

 

그 전화를 받고

나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기 시작을 했습니다.

 

" 창문을 열어다오 내 사랑하는 마리아~"

 

핫핫핫 추워서 문을 닫아주길 간청하는 분에게

 

"창문을 열어다오........."

 

그 날 열렸던 창문을 닫고 오면서

나는 이렇게 문자를 보내었습니다.

사진에다 글을 붙이면서.....

 

그리고 2023년 1월 3일 화요일

그렇게 창문을 닫아 주었던 그 회사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 겁니다.

그 녀의 말은 이러했으니

 

" 너무 추워요! 문이 3개나 열려있어요~

그 문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온단 말이어요~

그 때 문을 다 닫지 않으셨나 봐요~"

 

일단 공손한 톤으로 대화를 유지하였고

바로 가겠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은 겁니다.

가만히 있어 봐!

그 때 열렸던 문 확실히 닫았고

다른 문이 열린 건 없었잖아

그래서 2021년도에 문을 닫아주고 온 정부장을 불러서

이야기를 하니 자꾸 웃습니다.

분명 열린 문은 하나였고

그건 확실히 닫고 왔다는 겁니다.

다른 쪽 창문이 열린 건 없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내부에서 창문을 열 수 있는 상황은 Zero~

창 쪽 진열대 후면을 나무로 막아서

사람이 창을 열기 위하여

진열대 뒤로 들어간다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란 겁니다.

우리도 그러하면

사무실 직원이야 말하면 뭣 해?

그래서 예전 사진이 있나 확인을 하다가

드디어 2021년 사진 발견.

건물 외관에 멋을 좀 낸 것 외에는 다른 점이 없었고

그 때 사진에는 분명 창문이 닫혀 있습니다.

 

도대체 이게 어쩐 일.

문은 절대로 외부 조작이 불가능 합니다.

그렇다면 문이 닫혀 답답한 바퀴벌레들이

힘을 합하여 창문을 열은 것일까요?

아님 저절로?

창문을 닫으면서 훅을 다 걸어 놓았는데?

아무튼 어쩌겠어요?

추워서 미치겠다는데.....

어쩌겠어요....

혼자서는 진열대를 끌어내기 벅차니

두 명을 보내어 문을 닫아주고 옵니다.

창문 세 개 닫아주는데

해병대 출신 1명과 태권도 유단자 출신 1명이

1시간이나 걸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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