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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길동에 살고 있는 벗이 있습니다. 객지 10년은 친구라 하더니 나보다 두 살 어린 나이지만 그저 친구처럼 지내는 하지만 서로 禮는 지키며 사는 그런 사이의 동무가 있습니다. 엊그제 통화를 하는데 불현듯 자신의 최종 삶은 세종에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세종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들어서 일까요? 오늘 현장이 말입니다. 우연이라 하기엔 타이밍이 기가 막힌 세종이란 말 입니다.이름만 대면 어지간한 분은 다 아시는 자동차 정비업소. 내부가 복잡하여 한적한 길바닥에서 반 작업을 합니다.

 

 

이제 막 오픈 준비를 하는 정비업체여서 바닥에서도 光이 납니다. 화투 좀 만지시는 분이면 光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이지 않을까요? 光만 팔고 죽어도 돈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훗훗훗 나는 화투 곁에 절대 가지 않거든요. 내 몸 안에 노름 DNA가 있어서....

 

짠~ 마술처럼 벌써 다 만들었네요. 혹시 마술사 이은결? 핫핫핫 우리 하는 일에 마술사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마술은 결국 눈 속임수인데 일을 그렇게 하면 절대....아니 되는 것이니까요!

 

 

여전히 몸 팔아 먹고사는 노동자이지만 그래도 사는 기조는 성실함입니다. 이거 놓치고 거드름 피었다가는 인생 죽도 밥도 아니게 될 겁니다. 아주 맛난 찰밥은 아니더라도 먹을 만한 밥처럼은 살아야죠!

 

앵글의 정석. 볼트 앵글. 앵글의 고전. 볼트 타입 앵글. 손이 많이 가서 피곤하다 투덜되지만 잘 생각하여 보시길. 당신이나 나도 손 많이 가는 타입 아닙니까? 인정! ...????? 당신도 인정하시라고요~. 이제 올라 갈 길이 바쁘니 시동 걸고 슬슬 움직여 보겠습니다. 세종에서 본거지 서울 강동구까지 가려면 두 시간은 잡아먹을 겁니다. 그래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고고씽~

 

 

 

계세요? 계세요? 누구 안 계세요? 훗훗훗 아무리 불러 봐라! 누가 대답하는 지. 지금 창고 앵글 작업 차 경기 광주에 출동했습니다. 아직 창고 입주도 안 했는데 대답하는 것이 이상하죠!

 

작업자의 공정 메뉴얼은 도면입니다. 일이란 1차적으로 도면이 나오는 것이고 그 도면에 의하여 사람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것이 정석입니다. 그러니 괜스레 "여보세요~사람을 부른 겁니다. 자~도면 펼쳐 놓고 슬슬 시작하여 볼까요?

 

요즘 선반은 볼트 없이 조립하는 앵글이 대세이지만 그래도 그런 편리함에게 밀리지 않고 아직까지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우리 볼트 타입 앵글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의리 있지 않습니까?

 

밀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존재감을 잃지 않는 볼트 앵글. 좀 허풍을 떤다면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나의 조국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아래로는 일본. 그리고 휴전선 너머 북한. 어제도 4발의 순항미사일을 날렸다는 북쪽 한국. 그리고 그 너머 중국. 러시아.

 

좀 살아 보겠다고 내가 근무했던 회사의 기밀을 중국으로 넘기며 뒤로 주머니를 부풀렸다는 뉴스를 접하면 화가 나죠. 크게 무엇을 해야 애국이 아니고 자기가 맡은 일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이 충성일 겁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이 앵글을 스승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참 오래된 앵글. 손바닥 뒤집듯 변덕을 부리지 않고 묵묵히 두 말 하잖고 묵묵히~오늘까지 이어 온 볼트 앵글. 오늘도 사람들은 묻습니다. 창고에 앵글로 선반을 만들고 싶은데요! 가능하나요? 그리 물으시면 주저 없이 답을 해드립니다. "넵"

 

보세요! 오래 묵었다고 참신함까지 잃은 것은 아닙니다. 살펴보세요! 눈여겨보세요! 미운 구석은 발견하지 못할 겁니다. 아참!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마음에 차지 않기 시작할 때 나의 마음도 수면 아래로 잠긴 것이라는 거 잊지는 마세요. 자~이제 손 텁니다. 근데 일은 언제 했데? 말만 무성하게 풀더니.......훗훗훗 그래서 우리는 능력자입니다.

 

 

H~위대한 한글로 말하자면 에이취~현상으로 보자면 재채기. 상황으로 보자면 추워서 감기가 올 것 같은. 에이취~ 으으으으~겨울인데.....오늘 현장은 냉동 창고 하나와 냉장창고 한 군데

 

여름에도 사실 일하다 한 번씩 튀어 나와 싸늘해진 체온을 조금 높혔다 다시 진입 볼트를 죄야 하는 곳. 냉동 창고 입니다. 마치 변온동물 뱀처럼 말입니다. 초봄이나 늦가을에는 몸을 데펴야 하기에 햇살 가득한 바위나 아스팔트에 늘어져 온기를 흡수하는 뱀처럼.. 무셔라~

 

창고 앵글 규격은 사용자가 원하는 의견을 듣고 미리 작성한 도면에 의하여 작업을 하게됩니다. 사실 선반 제작은 회사 대표자보다 오히려 사용자의 의견이 더 중요합니다. 회사 대표가 일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일은 일꾼이 하는 것이니 일꾼의 의견을 가장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맞죠?

 

사실 우리보다 더 바쁜 것은 냉동창고 회사였습니다. 앵글이 원하는 대로 완성되길 기다렸다가 작업자가 손 털고 나오기가 무섭게 상품이 밀려들어 옵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사 알게 되는 오늘의 냉동 창고 앵글 작업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돈은 그렇게 벌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급하게 돈을 만져보려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릅니다. 반칙을 할 수 도 있고 마음이 급하니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했던 것에 소홀하여 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김 빠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노동자는 일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기에 오늘도 기뻐하려 합니다. 잘 살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낮으면 자기만 손해 아닐까요?

 

 

 

신세계 파주 아울렛 야간작업입니다. 사진으로 보니 매혹적이고 화사하게 보입니다만 실제 상황은 매우 추움 되시겠어요. 얼른 자재 챙겨서 내부로 들어가야 겠습니다.

 

매일 랙만 만지다가 볼트 앵글에 손을 대려하니 서먹서먹합니다. 떨어져있는 시간이 길면 사물이나 사람이나 일이나 다 머쓱해지네요. 예전에는 그래도 볼트 만지는 손이 번개처럼 빠르다 했거든요

 

 

있잖아요! 서부의 총잡이. 손이 허리로 가는 가 했는데 어느새 총알이 "방야~" 건너 상대 편 푹 고끄라지고. 잘 이해가 아니 되시면 황야의 무법자 한 편 때리시길. 한 때 나의 손이 그렇게 빨랐다 이 말입니다.
 

 

 

이러하든 저러하든 밤 일은 힘듭니다. 밤 일이라 말씀을 드리면 이상한 뉘앙스를 풍길 수 있으니 그냥 야간작업이라 칭하여 봅니다. 그 야간작업은 외롭고 고단합니다. 옆에서 도란도란 말이라도 나눌 수 있는 친구라도 있으면 얼마나...

 

글을 써야하는데 아이디어가 나오지를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리로 오십시요. 외롭고 쓸쓸한 여기로 오십시오. 얼마 되잖아 감정 확 잡히고 손에 잡힌 필기도구가 알아서 자기 갈 길을 갈 겁니다. 여기는 고독한 야간 현장입니다. 마츠시게 유타카의 고독한 미식가 아니고요.

 

예전에는 앉아 있는 것이 싫고 여차하면 밖으로 뛰쳐나가서 싸돌아다니는 것을 낙(樂)으로 삼았습니다. 좋았죠. 왜냐하면 나는 언제나 활력이 넘쳤으니까요?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다이아몬드요? 그런 거 안 친합니다.

 

이제는 환경 좋은 곳에서 노트북과 노트. 필기도구 그리고 아껴 읽는 책 한 권 펼쳐 놓고 한 줄 읽고 생각하고 한 페이지 넘기고 거기서 파생되는 생각을 긁적여 보고 싶습니다. 앞에 마음에 맞는 사람 한 분이 있다면 더 족할 것이 없겠고요. 그냥 차분하게 삶의 방향성을 바꿔보고 싶습니다. 에잇~ 얼른 일 치고 나가자! 분위기에 너무 함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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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이 주로 사용하는 감탄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 " 아~" "와우~" 오늘 내가 작업하는 회사의 이름이 셋 중 하나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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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눈치 채셨을까요? 어떤 놀라운 상황에 대한 리액션은 확실히 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 와우~" 지금 앵글을 볼트를 쥐었다 놓았다하는 이곳은 "와우 모터스"란 회사입니다. 전에 제작하였던 것을 구조 좀 틀어 보고 그에 따른 신규제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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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시죠? 이미 있는 것을 고쳐 쓰는 것은 새로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말입니다. 생각해보자고요! 삶으로 굳어져 고질화된 당신의 괴팍한 성격을 고쳐 쓰는 것이 쉬울까요?

질문에 답을 꼭 하셔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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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작업진도 잘 안 나갑니다. 고쳐 쓰는 것은 성질대로 되는 것이 아녀요! 시간이 가야 되는 문제입니다만 아시잖아요! 동동대며 살아가는 서울이란 삶이 그것을 참아내지 못하니 가슴만 타들어갑니다. 겨울 해는 더럽게 짧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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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물건을 치우고 뼈대를 세우고.....겨우 공간이 나면 또 다시 몸을 굽혀서 어떤 수순을 밟는 것이 효율적일까? 잠시 생각을 하고....남들이 보기에는 에게게게~얕잡아 말을 보탤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사자인 일꾼은 애가 탑니다. 일한 티도 나지 않지만 무언가 쉬지 않고 몸을 움직였던 행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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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당신은 절대 모릅니다. 그저 나의 행위만 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마음은 얼마나 조바심을 내고 있는데. 아마 단 1분이라도 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그제야 조금 알게 될 건지. 차라리 땀이라도 나던지 오늘은 땀도 없는 일을 하네. 불한당(不汗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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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땀도 흘리지 않고 "흡" 날로 삼키려는 무리를 불한당(不汗黨)이라고 한다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이야기. 혹시 가슴이 뜨끔하시면 지금부터라도 삶의 방정식을 바꿔 보시는 것은 어떠한지 .....통촉하여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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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앵글 선반을 하나 세우자. 그러면 일단 그 선반에 박스를 올리고 그런 후 억지로 만들어진 공간에 다시 앵글을 세우면 될 터. 잠시 후면 어둠이 들어온다니까~그러면 그 야음을 틈타 냉혹한 겨울바람도 들어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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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자! 이제 박스 하나라도 올리고 집에 가야지 중얼중얼. 아~정말 개갈안나는 현장에서 하루 입니다. 누가 와서 보면 하루 종일 이거 한 거야? 분명 꼬투리 잡을 겁니다. 에잇~얼른 뛰어 나가는 것이 상수야~

 

 

1. 강동구에 있는 대형교회. 교회가 크다고 앵글도 많은 건 아닙니다. 여기 저기 쉬고 있는 구석을 찾아서 아까운 공간을 활용하기엔 사실 앵글만한 선반도 없어요. 얼마 전 작은 창고에 선반 조금 난들 것이 있으니 방문 요청을 받고 사이즈 재고 자재 준비하고 편한 마음으로 창고에 들어가려 하는데 어느 분이 등장을 하시더니 이거 누가 주문을 한거냐 물어 오십니다.

 

2.그러니까 이야기인즉 내가 이거~ 관련자인데 자신도 모르는 일을 누가 시켰냐는 뜻으로 얼른 알아듣고 발주자 성함을 이야기 했습니다만 상황정리가 되지 않아서 그냥 돌아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일을 해보면 큰 것은 엇나가는 상황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 것은 발주 측에서도 협의에 의해서 주문을 하였으니 말입니다. 앵글 절단. 합판 절단. 인건비 그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3. 그리고 며 칠 후 앵글을 발주하셨던 인테리어 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 날 그 창고는 안하고 다른 창고에다 하기로 했다 하시며 사이즈를 보내 왔습니다만 이미 그 날 절단했던 것하고는 전혀 다른 규격을 알려주신 겁니다. 그럼 전에 절단했던 것은? 후후후 그냥 마음을 접기로...여전히 매서운 한파가 서울을 붙잡고 있던 날이었습니다. 그 날 다시 준비한 자재를 가지고 현장으로 갑니다. 홍어는 삭힌 것이 제 맛이라 하는데 사람 마음은 삭히기가 참 쉽지는 않지요. 사장님~의도하신 그대로 선반이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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