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 날 작업하셔야 해요?" "네! 작업 정황상 그날 해야 합니다. 평일 날은 혼잡하여 차를 세울 수 없어요! " " 아~네....그래서 어쩔 수없이 일요일 작업하기로

 

"그런데 작업 장소는 4층 옥상입니다. 그냥 4층 맨 땅에 헤딩하셔야 할 겁니다 " " 그럼 4층이고 맨땅이라 말씀하시는 것으로 짐작컨대 승강기가 없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여도? " "네 없습니다"

 

" 사장님 그러하시면 사다리차 사용해야 할 거니다. 4층까지 등짐 지고 자재를 올리기는 그래요! 그게 말입니다. 싸워보기도 전에 다리가 풀려서 주저앉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거든요. 사장님이 잘 아시는 업체 있으시면 불러 주시는 것이 저희는 마음이 편해요

 

사다리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만 생각해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문득 오래 전 일이 떠올랐다. 5층 건물. 엘리베이터 없고 사다리차도 진입할 수없는 골목. 생각만하여도 다리가 후들 거린다.

 

자재를 5층으로 들어 올리는데만 꼬박 이틀이 소요되었다.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마는...그건 그저 이론에 불과했다. 물론 그 시를 낮은 소리로 읊조리며 오르고 또 계단을 올랐지만 그 힘듦이란....

 

이런 노래 아시나? "당신은 모르실거야 얼마나 힘들었는지 세월이 흘러가면은.........그러니 지금 사다리차를 이용하여 자재를 올리건 감사에 또 감사를 드려도 모자랄 판이 아니겠는가? 이래서 바닥부터 시작하는 유익함이 있는거다

 

자재를 올리고 내부로 들어가니 이미 사용하던 앵글들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서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랬는지 다소 부실해 보이는 앵글들이 나 좀 일으켜주세요 호소하고 있었다. 살짝 손을 봐 주기로....

 

이전에 사용하던 앵글에 전문가인 우리가 살짝 손을 봐 주었을 뿐인데 힘들어 하던 앵글이 바로 섰다. 삶도 그러하다. 어려운 분들에게 사랑 품은 작은 행동하나가 그들에게 살 희망이 되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당신이 전에 도움을 준 그 분이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라! 죄었던 볼트도 풀어 졌고 각도 틀어져서 휘청거렸던 저 앵글들이 작은 도움에 지금 온전하게 서 있는 모습을...이 세상에 당신이 존재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나만..우리 식구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이 아니라 당시 손끝에서 베풀어지는 작은 배려와 도움...

 

자...그럼 이제부터는 우리 일을 하기로 한다. 살다보면 간혹 이런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입으로만 사는 사람들 남의 일에는 콩나라 팥나라 참견을 하면서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수수방관하는 분들

 

그건 삶의 올바른 자세도 아니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우리가 가져야 할 정답은 연약한 자를 붙들어 주되 나의 일도 충실히 하는 것.

 

 

그런데 이 날 올 해들어 가장 추웠다. 정말 더럽게 추웠다. 지금 그림으로 보니 실내라 훈훈하다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손이 곱았다. 볼트를 껴 맞춰야하는데 절말 더럽게 손이 곱았다

 

그리고 아시는가? 추운 날 소변은 왜 그리 자주 마려운지. 채운 것도 없는데 빼내야 할 것이 이리 많아지는 건 정말 알고 싶다. 다큐멘터리에서 취재하여 주시길 핫핫핫핫

 

뜨근한 칼국수가 그리운 날이다. 이왕이면 닭 칼국수로. 예전 근무하던 곳에서 가까운 퇴계로 인근에 닭 칼국수 잘하는 집이 있었는데 뭐가 그리 바쁘다고 한 번을 못가보네. 서두르자. 좀 더 서두르자. 진짜 날 더럽게 춥다...그리고 얼른 집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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