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걸쳐 놓고 알림 글씨 붙이기에 바쁜 오전입니다. 회사 이름입니다. 이 부들은 건물 외부에서. 우리는 건물 안에서. 너는 산새. 나는 물새. 자~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앵글선반 완성을 위하여 밑작업을 먼저 준비합니다. 100m 달리기에서도 스타트 라인에 서자마자 바로 출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전에 미리 몸도 풀고 호흡도 조절하고 말입니다.

일의 수순도 그러합니다. 먼저 밑 작업을 위한 앵글 배열을 하고 그 이후는 허리 굽혀서 부분 조립을 합니다. 그런 거 있습니다. 아무렇게나 하는 거 같아도 순서와 질서가 있는 앵글 시공 말입니다.

빠르죠? 앞에선 준비 작업 한다 하고선 벌써 이렇게 빨리 앵글을 세웠습니까? 중간 과정 다 생략하고 써보았습니다.

오늘 볼트앵글로 작업하는 선반의 활용도는 가죽제품 원단입니다. 그게 은근 중량물에 들어간단 말입니다. 원단이나 가죽. 그게 버거울 정도로 무겁단 말입니다.

원단선반....앵글로 제작하는 원단적재선반의 뒤통수는 이러합니다. 뒤에서 바라 본 오늘의 원단선반입니다. 왼편과 오른 편은 합판으로 막아 원단이 구질 거리게 낙하되는 것을 방어하여봅니다.

원단앵글 앞모습을 보여드리면 이렇습니다. 제일 위에는 원단이 굴러다니지 못하게 기둥을 세웠고 합판 아래쪽을 보시면 앵글로 보강 대를 별도로 붙였습니다.

바닥판은 원단이 부드럽게 밀고 당길 수 있도록 밤색 코팅합판을 얹혔습니다. 미끈거린다고 MDF 쓰지 마시고요. 재질이 물러서 나중에 다 내려앉습니다.

코팅 합판이 일반 합판 대비 약간 금액이 더 나가기는 하지만 금액 대비 마음은 만족하실 겁니다. 괜히 비싼 거 권했다가 내용도 모르는 소비자는 그냥 비싸서 하지 않을까 봐 권하지 않지만.....말입니다

시공 다 마치고 가기 전 한 번 더 둘러봅니다. 낚시 갔을 때도 앉았던 자리 근처 둘러보고 출방을 했어야 했는데 돌아와서 보면 그냥 낚시하던 자리에 놓고 왔었던 경험들

이제 돌아갑니다. 하루 보람차게 보내었습니다. 노동자는 노동하는 것에서 보람을.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는 것에 쏟아 붓는데 거기서 만족함을 누리지 못한다면 행복보단 불행이 더 많은 비중으로 남게 되는 것 아닐까요?

D일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DA일보. 에라~모르겠다 . 화끈하게 말하면 동아일보 사옥. 그 어느 층, 어느 곳에 재래식 앵글선반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앵글이 아니라 식상하다고요? 훗훗훗 조금만 더 지나보십시오. 아날로그가 뒤쳐진 것이라고 말하기 힘들 겁니다.

된장도 재래식 된장이 그리울 때가 있고 새 친구가 주변에 숱해도 지금은 연락이 되지 않는 재래식(오랜)친구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또는 옛 연인이라고도 말해두죠!

오늘은 청계천 끄트머리에 있는 동아일보 본사에서 작업자로서 잠깐 머물다 갑니다. 혹시 끄트머리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리시나요?

 

청계천 8가에서 보면 청계천1가가 끄트머리이고 청계천 1가에서 보면 청계천 8가가 꽁무니 되는 거죠! 보편적으로 모든 것의 중심은 나로부터....그런 거 아닌 가요?

내가 제일 똑똑한 사람이고, 내가 제일 善한 사람이고. 그래서 내 기준에 저 사람은....그 사람은......투덜투덜......훗훗훗 앵글조립은 대한민국에서 내가 제일. 내가 제일 잘나가....오늘 하루는 이런 마음으로 살아 볼까요?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 지 알아 볼 겸 말입니다.

오늘은 동두천 컨테이너 창고 작업입니다. 말씀드렸죠? 우리는 일이 있으면 어디를 가라 하여도 "NO" 하지 않는 나그네라고.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떠날 준비를 하고 삽니다. 이건 인생이라는 큰 측면에서도 같은 겁니다.

 

귀 있는 분은 들으시길. 언젠가 떠나야 하는 것을 아는 사람은 오히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오히려 주어는 것들에 대한 감사를 가지고 삽니다. 그리고 이동을 생각하여 지니고 사는 것은 최소한 필요품만. 내 것이라고 축척하고 살아도 내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며느리 것이 될 수도 자식 것이 될 수도...무슨? 훗훗훗 아는 사람은 압니다.

 

컨테이너 창고라 생각하고 자재 이동은 수월하겠구나 생각을 하면서 오늘 앵글 작업은 여유가 있으니 하늘 보고 땅 보고 詩나 한 수 긁적여 볼까 하고 왔는데 ㅠㅠㅠ 가설 계단을 올라가야하네. 중심 잘 잡고 오르막 길 접어들어야겠습니다. 삶에서도 중심잡기가 쉽지 않은 거 아시죠? 으라차차

 

좁은 장소 컨테이너 내부. 물론 컨테이너 치고는 그리 작은 평형은 아니나 우리가 즐겨 일하는 창고 동에 비하면 아주 작고 밀폐된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옹색한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또 어느 누군가는 갇힌 공간에서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공간이 주는 각기 다른 상황

 

여기는 山 아래 있는 컨테이너 창고 입니다.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볼트를 껴고 죄이고. 앉았다 일어섰다. 그래서 그럴까요? 장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듯. 뱃속에 있는 무언가를 밀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고무마?를 쪄야 할 것 같습니다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둘러봅니다. 노래를 부릅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해우소(解憂所)가 보이질 않아요. 해우소(解憂所)가 무슨 말이지 아시죠? 한자 뜻 풀이 그대로 하면 근심을 푸는 곳.."떵"도 근심중의 하나죠! 마땅히 풀 곳을 찾지 못할 땐.....없어요~없습니다. 몸? 풀어야하는데

 

어쩌겠어요! 녀석은 곧 나올 것 같은데...컨테이너 창고 뒤 야산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가장 은밀하다 생각되는 곳. 몸을 잘 숨길 수 있다고 생각되는 곳에 앉습니다. 하단전에 힘을 줍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밀폐된 컨테이너 창고에서 앵글 작업을 할 땐 마음이 평온하더니 오픈된 곳에서 거사?를 치르려니 마음이 불안합니다. 진정..진정...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고..움푹 패인 곳에다 “밀어내기”완성하고 흙으로 덮고 낙엽으로 한 번 더. 완전범죄? 완성하고 다시 컨테이너 창고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개운할 수가. 개운하게 사는 삶. 빚 없으니 부유한 자고 지탄받을 일 하지 않았으니 거리낄 것 없고 평범하게 사는 삶의 기쁨입니다. 컨테이너 앵글 작업 마치고 나그네는 다시 이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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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길동에 살고 있는 벗이 있습니다. 객지 10년은 친구라 하더니 나보다 두 살 어린 나이지만 그저 친구처럼 지내는 하지만 서로 禮는 지키며 사는 그런 사이의 동무가 있습니다. 엊그제 통화를 하는데 불현듯 자신의 최종 삶은 세종에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세종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들어서 일까요? 오늘 현장이 말입니다. 우연이라 하기엔 타이밍이 기가 막힌 세종이란 말 입니다.이름만 대면 어지간한 분은 다 아시는 자동차 정비업소. 내부가 복잡하여 한적한 길바닥에서 반 작업을 합니다.

 

 

이제 막 오픈 준비를 하는 정비업체여서 바닥에서도 光이 납니다. 화투 좀 만지시는 분이면 光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이지 않을까요? 光만 팔고 죽어도 돈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훗훗훗 나는 화투 곁에 절대 가지 않거든요. 내 몸 안에 노름 DNA가 있어서....

 

짠~ 마술처럼 벌써 다 만들었네요. 혹시 마술사 이은결? 핫핫핫 우리 하는 일에 마술사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마술은 결국 눈 속임수인데 일을 그렇게 하면 절대....아니 되는 것이니까요!

 

 

여전히 몸 팔아 먹고사는 노동자이지만 그래도 사는 기조는 성실함입니다. 이거 놓치고 거드름 피었다가는 인생 죽도 밥도 아니게 될 겁니다. 아주 맛난 찰밥은 아니더라도 먹을 만한 밥처럼은 살아야죠!

 

앵글의 정석. 볼트 앵글. 앵글의 고전. 볼트 타입 앵글. 손이 많이 가서 피곤하다 투덜되지만 잘 생각하여 보시길. 당신이나 나도 손 많이 가는 타입 아닙니까? 인정! ...????? 당신도 인정하시라고요~. 이제 올라 갈 길이 바쁘니 시동 걸고 슬슬 움직여 보겠습니다. 세종에서 본거지 서울 강동구까지 가려면 두 시간은 잡아먹을 겁니다. 그래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고고씽~

 

 

 

계세요? 계세요? 누구 안 계세요? 훗훗훗 아무리 불러 봐라! 누가 대답하는 지. 지금 창고 앵글 작업 차 경기 광주에 출동했습니다. 아직 창고 입주도 안 했는데 대답하는 것이 이상하죠!

 

작업자의 공정 메뉴얼은 도면입니다. 일이란 1차적으로 도면이 나오는 것이고 그 도면에 의하여 사람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것이 정석입니다. 그러니 괜스레 "여보세요~사람을 부른 겁니다. 자~도면 펼쳐 놓고 슬슬 시작하여 볼까요?

 

요즘 선반은 볼트 없이 조립하는 앵글이 대세이지만 그래도 그런 편리함에게 밀리지 않고 아직까지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우리 볼트 타입 앵글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의리 있지 않습니까?

 

밀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존재감을 잃지 않는 볼트 앵글. 좀 허풍을 떤다면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나의 조국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아래로는 일본. 그리고 휴전선 너머 북한. 어제도 4발의 순항미사일을 날렸다는 북쪽 한국. 그리고 그 너머 중국. 러시아.

 

좀 살아 보겠다고 내가 근무했던 회사의 기밀을 중국으로 넘기며 뒤로 주머니를 부풀렸다는 뉴스를 접하면 화가 나죠. 크게 무엇을 해야 애국이 아니고 자기가 맡은 일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이 충성일 겁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이 앵글을 스승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참 오래된 앵글. 손바닥 뒤집듯 변덕을 부리지 않고 묵묵히 두 말 하잖고 묵묵히~오늘까지 이어 온 볼트 앵글. 오늘도 사람들은 묻습니다. 창고에 앵글로 선반을 만들고 싶은데요! 가능하나요? 그리 물으시면 주저 없이 답을 해드립니다. "넵"

 

보세요! 오래 묵었다고 참신함까지 잃은 것은 아닙니다. 살펴보세요! 눈여겨보세요! 미운 구석은 발견하지 못할 겁니다. 아참!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마음에 차지 않기 시작할 때 나의 마음도 수면 아래로 잠긴 것이라는 거 잊지는 마세요. 자~이제 손 텁니다. 근데 일은 언제 했데? 말만 무성하게 풀더니.......훗훗훗 그래서 우리는 능력자입니다.

 

 

H~위대한 한글로 말하자면 에이취~현상으로 보자면 재채기. 상황으로 보자면 추워서 감기가 올 것 같은. 에이취~ 으으으으~겨울인데.....오늘 현장은 냉동 창고 하나와 냉장창고 한 군데

 

여름에도 사실 일하다 한 번씩 튀어 나와 싸늘해진 체온을 조금 높혔다 다시 진입 볼트를 죄야 하는 곳. 냉동 창고 입니다. 마치 변온동물 뱀처럼 말입니다. 초봄이나 늦가을에는 몸을 데펴야 하기에 햇살 가득한 바위나 아스팔트에 늘어져 온기를 흡수하는 뱀처럼.. 무셔라~

 

창고 앵글 규격은 사용자가 원하는 의견을 듣고 미리 작성한 도면에 의하여 작업을 하게됩니다. 사실 선반 제작은 회사 대표자보다 오히려 사용자의 의견이 더 중요합니다. 회사 대표가 일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일은 일꾼이 하는 것이니 일꾼의 의견을 가장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맞죠?

 

사실 우리보다 더 바쁜 것은 냉동창고 회사였습니다. 앵글이 원하는 대로 완성되길 기다렸다가 작업자가 손 털고 나오기가 무섭게 상품이 밀려들어 옵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사 알게 되는 오늘의 냉동 창고 앵글 작업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돈은 그렇게 벌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급하게 돈을 만져보려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릅니다. 반칙을 할 수 도 있고 마음이 급하니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했던 것에 소홀하여 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김 빠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노동자는 일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기에 오늘도 기뻐하려 합니다. 잘 살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낮으면 자기만 손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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