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양시 어느 물류창고. 감사하게도 우리에게 기화를 주셨다. 나는 안다. 기회가 있다는 것으로도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근로자들.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면 자기 나라에선 제 아무리 일을 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한다. 기회조차도 없는 것이다

 

2.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대한민국은 얼마나 축복된 나라인가? 내 몸만 건강하다면 일거리는 사방에 널려있다. 일 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마음에 차는 회사가 없는 것일 뿐. 조금 더 애를 쓸 마음가짐만 있다면 눈을 들어 사방을 보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이미 충만하게 존재한다.

 

3. 날이 춥다고? 그것이 내게 거리낌이 되겠는가? 몸이야 움직이면 열이 날 터이고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냐 없냐의 문제이고 그 기회에 내가 순응하느냐 돌아서느냐의 문제일 뿐 , 말하지 않았는가? 내가 좀 더 수고할 생각만 있다면 어지간한 것들에게 거리낌은 없는 것이라고.

 

4. 일은 두 가지이다. 수납을 위한 선반 작업과 옷을 걸기 위한 행거가 또 다른 하나이다. 그 중에서 우리에게 작업의 기회가 주어진 건 행거이다. 수납장은 또 다른 업체에게 일 할 계기가 주어진 것이고. 다른 생각은 말자. 오로지 우리는 우리가 하는 것에 신경을 쓰자. 그게 맞는 것이지

 

5. 올 봄 행인들에게 불편함을 끼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꽃이 피는 화분을 내놓았다. 그리고 구청직원들이 왔다. 왜? 민원이 들어 왔단다. 그러니 해결차원에서 나와야 한단다. 그런데 구청직원이 이런 말을 주었다 "이런 걸 왜 민원을 넣는지 모르겠어요" 머리가 아프단다. 한 두 사람이 하루 종일 민원만 넣고 다닌단다. 그가 하는 행위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것일까? 그저 참견에 불과한 것일까? 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은 일단 자기 일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6. 일을 나가서 진행하다보면 어느 누군가가 일을 하는데 그것 또한 우리가 하는 작업의 종류가 많이 있다. 이럴 때 우리는 그 일에 관해서 말을 내지 않고 오직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만 시경을 쓴다. 저것도 우리가 하는 일인데 왜 저것은 우리에게 주지 않으셨나요? 묻지 않는다. 살아보니 그게 더 좋은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참견이 되고 시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하다. 일은 좋은 갈무리로 그리고 미련 없이 자리를 뜬다. 오늘은 오늘에 족한 시간을 . 내일 일은 내일에 맡기면서....

 

 

오늘 현장은 홍대 근처이다 라고 말을 하니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은 이러했습니다 " 거기 복잡해서 작업 조건이 열악한 곳 베스트 텐에 들어 갑니다.보행자야 이것저것 볼거리에 눈이 호강할지는 모르겠으나 화물차를 가지고 목적지를 찾는 우리에게는 요람이 아니라 무덤입니다.“

대학가 주변이 보편적으로 붐비는 것은 맞습니다만 홍대 주변은 청년들을 겨냥한 상점과 클럽과 식당들로 좀 더 혼잡합니다. 현장 찾는다고 어설피 차 세우고 얼쩡거렸다가는 어디선가 노려보는 CCTV에 의해서 주정차 위반 과태료 스티커에도 오픈되어 있고요. 아시요? 주정차위반 그거 더럽게 억울하거든요. 장소를 찾기 위해 잠시 세운 것인데...아무튼 현장을 찾았고 올라와 봅니다.

 

자재를 올리고 시공에 들어 갑니다. 사이즈는 발주하신 분께서 실측한 자료에 의지하여 준비를 했습니다. 사실 이렇게만 해주시면 시공하는 우리로서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실사를 의뢰받고 차를 움직여 오가면 그거 최하 반나절 까먹는 것은 일도 아니거든요! 시간을 쪼개서 움직이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드리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아실 겁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해가 짧아서 시간을 쓰고 말고 할 것도 없어요. 자주 말씀을 드리지만 대우 창시자 김우중 회장의 말은 걸작 중에 걸작입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할 일이란 여기서 건설적이며 나에게 유익이 됨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이에게도 유익이 됨을 전제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할 일은 많은데 나의 그 일이 다른 사람에게 눈물을 빼내거나 한숨을 만들어 내는 일이라면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다는 그 분의 외침과는 동 떨어지는 뜻이 되시겠습니다.

 

근데 오늘 점심은 무엇으로? 훗훗훗 너무 진지모드로 나가서 뜬금없이 던져보는 가벼움입니다.

 

이제 겨우 점심시간을 넘긴 즈음인데 거리에는 벌써 사람들이 복닥거립니다. 한 편으로는 부럽기도. 어떻게 시간을 만들었지? 어떻게 구속되지 않는 시간을 가지게 된 걸까? 대부분의 사람은 지금 직장에 있거나 영업을 나갔거나 학생이라면 강의실에 있을 텐데 어떻게? 옷들도 잘 차려입었네! 어떻게?

 

슬쩍 내가 입은 옷을 봅니다. 일하기에 편한 작업복. 물론 그렇다고 위축되는 것은 아니고요 핫핫핫 꿀리지 않죠! 존경하는 정주영 회장의 말씀 “ 나는 노동자입니다. 단지 부유한 노동자 일 뿐”....이제 사무실로 귀환하려 합니다. 뒷정리 하고 빠트리고 가는 것은 없나 돌아 보고. 가면 다시 오기 힘드니...인생과 유사한 현장의 시간 “ 돌아가면 다시 돌이키기 힘듦. 할 수 있을 때 잘 하자. 그렇습니다. 지금 잘 하기로 해요.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던 올 봄이었어요! 그 날 우리는 서울에서 조금 벗어나 외진 어느 마을 물류창고로 시공을 나갔던 겁니다. 이제 그 회사로 다시 가요! 행거를 이전해야 한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준비하고 가려합니다.

 

다시 와서 보니 그 날이 생각납니다. 진달래 피던 봄날이 아니었어요. 아마 여름이었을. 일을 하면서 몸이 늘어졌던 것을 몸이 먼저 기억을 하네요. 습했고 목이 말랐으며 잠을 좀 잤으면 했던 날이었어요.

 

하지만 행거 이전을 위하여 다시 찾은 오늘은 적당히 쌀쌀해서 일 하기에는 딱 인 날입니다. 나는 노동으로 먹고 삽니다. 그러니 어지간한 기준은 일에 맞춰집니다. 북풍한설 몰아치는 날엔 현장이 실내였으면 좋겠어.....송풍기에서 훈풍이 밀려 나오는 실내였으면 참 좋겠어...

 

그러다가 정신을 바짝 차리면서 그건 배부른 소리라고 판단을 내리고 다시 초심으로 나를 몰아세웁니다. "니가 처음 이 작업의 세계로 진입했을 때를 생각해 봐! 조건? 환경? 그냥 일만 많았으면 좋다 했잖아! 그거 잊으면 안 된단 말이지"

 

그 때는 해가 길었습니다. 맞죠! 그러니까 여름이 맞죠! 하지만 오늘은 해가 짧습니다. 그러니까 쓸 시간이 그리 많지가 않아요! 이건 좀 더 넓은 의미로 인생에 빗대어 이야기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승구리당당 승당당 팔랑거리며 다닐 땐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하게 보였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그게 갈 길이 걸어 온 길보단 짧더란 말입니다.

 

벌써 말입니다. 이 건물을 나가면 어둠일거에요. 일에 열중하느라 소변이 요도를 밀고 내려오는 줄도 몰랐어요! 그렇다고 싼 건 아니고요! 소변이 마렵다는 것을 좀 더 우아하게 표현한 것을 말입니다. 김 완선의 노래 한 곡 뽑아 볼까 합니다. 곡명은 "토요일은 밤이 좋아" ...윽~김완선이 아니고 김 종찬이 불렀네요~오늘은 토요일...

 

 

좀 산다는 동네. 외제차가 숱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경제적 도회지. 청담동.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수정하려 합니다. 외제차가 많다는 것으로 富를 표하려는 것을. 현장으로 오르니 방 구조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美의 관점으로 볼 때는 뛰어나고 창의적이지만 오늘 행거 작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못생긴 방입니다. 일 하기가 지랄?같은 구조입니다. 아~교양 있게 말을 해야 하는데 오늘도 함부로 말을 해대었네요! 하지만 말입니다. 저를 만나서 대화를 해보시면 그리 막나가는 사람은 아닙니다. 나름 나보다 상대를 더 존중하는 측면이 코딱지만큼은 있단 말입니다...코딱지?....으으으으~죄송

 

자! 그럼 못생긴 방에서 잘생긴 사람이ㅋㅋ 한 번 일을 해 봅시다. 어디보자~흠흠흠! 이제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오늘 작업 내용을 아시겠죠? 알게 모르게 당신은 나의 반복적 학습에 교육이 된 겁니다. 그리고 사실 그렇습니다. 당신이나 내가 무의식중에 행하고 있다는 것의 많은 것은 반복에 의한 것이라고...

 

못생긴? 방에 잘 생긴 사람이 행거를 제작합니다. 각지고 모난 방에 잘 생긴 사람이 반듯하게 행거를 세웁니다. 비탈진 천장 아래로 잘 생긴 사람이 수평이 조화로운 행거를 세웁니다. "여보세욧! 제발 그 잘생김이라는 단어는 좀 빼시죠? 내가 당신을 좀 알거든요~여차하면 당신 얼굴 오픈합니다! " " 아! 네.....ㅠㅠㅠㅠ 나를 아시는군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잘생긴 사람이 일 한다는 말은 삭제입니다. 앞에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하고 처음부터 하는 모양새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모나고 각진 방에서 괜찮은 사람이 행거 작업을 합니다.

 

생긴 환경을 탓하지 않고 부모가 나에게 해 준 것이 뭐 있냐고 불평하지 않고 일 하고자 하는 나의 의지와 일감을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를 하며 괜찮게 생긴 사람이 행거 작업을 합니다. " 여보세욧? 자꾸 그러면 정말 당신 얼굴 공개한다. 제발 인생 부풀리지 말고 살라고오~ 풍선도 너무 불면 뻥하고 터지는 거 알G?“

 

오늘은 강남구 청담동에서 옷걸이 작업을 합니다. 흔히 행거라고 부르는 그 작업 말입니다. 일반 가정용이 아닙니다. 오리널 창고용 매장 용으로 야무지기로 말하면 적수가 없는 존재. 행거 기능과 튼튼하기로만 놓고 본다면 천상천하유아독존 되시겠습니다. 그 행거를 인물이 그런대로 쓸 만한 사람이 작업을 합니다. ㅎㅎㅎ. 얼른 도망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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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창업회사? 그냥 소견입니다. 그렇게 보였습니다. 아가씨들 매우 섬세했고 확고한 비젼이 있어 보였습니다. 오늘 이 회사에 행거 조금하고 선반용 원터치 앵글 랙 조금 시공하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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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있고 그로 인하여 세계 경기가 불투명해진 이즈음에 마음먹었던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이 남의 이야기로 들리면 순(順)한 일이지만 내가 직면하면 넘어야 할 산들만 눈앞에 어른거리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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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작은 회사를 이루고 그 길을 가기로 설정한 방향은 의류 쪽입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훗훗훗 행거, 그러니까 옷걸이를 의뢰하였으니까요? 설마 행거에 돼지 앞 다리를 걸겠어요? 설마 행거에서 외줄타기를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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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거를 세웁니다. 그러니까 오늘 우리가 진행하는 과정과 청년들이 회사를 만드는 그림이 비슷한 거 아세요? 청년들도 회사를 세우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행거를 세우려면 땀도 나요. 11월 하순으로 진입하였어도 일을 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재료삼아야 합니다. 육체적 에너지 & 정신적 에너지. 회사 경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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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으니 몸도 많이 써야하죠!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 생각할 것도 왜 이리 많은지! 아시나요? 몸은 그냥 편하게 두었고 신경만 바짝 썼던 날 피곤이 늑대처럼 달려들었던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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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거를 다 세우고 이제는 볼트 없이 조립하는 원터치 앵글을 제작하려 합니다. 그런데 현장에 와 보니 대략난감 사태를 맞이했어요! 규격을 불러주는 대로 준비하여 왔더니 맙소사! 이게 거의 천장에 달라붙게 생겼어요! 그러면 일이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저런 상태에선 상단에 아무 것도 올릴 수 없어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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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엎어진 물인 것을요. 그냥 아무런 말없이 일하기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어떻게? 묵묵히 어떻게? 소가 밭을 갈 때 앞만 보고 걸음을 옮기는 것처럼. 내 말을 듣는 당신이나 나는 고질병이 있습니다. 투덜거림. 원망. 불평 언제부턴가 이런 것들이 삶의 우세종이 되어버렸단 말입니다. 나는 아니라고요? 네! 그럼 다행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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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갑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그 어딘가로! 힘이야 들지만 얼마나 감사한지요. 내가 할 것이 있고 나를 불러 주는 곳이 있고 내가 힘이 되는 곳이 있으니 말입니다. 혹 투덜거림의 선두에 서 계신 분이 이리 말씀 하실지 모릅니다. " 당신 돈벌이니까 그런 거지! 그러니까 가는 거지! 투덜투덜" 훗훗훗 사람 참 안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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