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현장은 홍대 근처이다 라고 말을 하니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은 이러했습니다 " 거기 복잡해서 작업 조건이 열악한 곳 베스트 텐에 들어 갑니다.보행자야 이것저것 볼거리에 눈이 호강할지는 모르겠으나 화물차를 가지고 목적지를 찾는 우리에게는 요람이 아니라 무덤입니다.“

대학가 주변이 보편적으로 붐비는 것은 맞습니다만 홍대 주변은 청년들을 겨냥한 상점과 클럽과 식당들로 좀 더 혼잡합니다. 현장 찾는다고 어설피 차 세우고 얼쩡거렸다가는 어디선가 노려보는 CCTV에 의해서 주정차 위반 과태료 스티커에도 오픈되어 있고요. 아시요? 주정차위반 그거 더럽게 억울하거든요. 장소를 찾기 위해 잠시 세운 것인데...아무튼 현장을 찾았고 올라와 봅니다.

 

자재를 올리고 시공에 들어 갑니다. 사이즈는 발주하신 분께서 실측한 자료에 의지하여 준비를 했습니다. 사실 이렇게만 해주시면 시공하는 우리로서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실사를 의뢰받고 차를 움직여 오가면 그거 최하 반나절 까먹는 것은 일도 아니거든요! 시간을 쪼개서 움직이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드리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아실 겁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해가 짧아서 시간을 쓰고 말고 할 것도 없어요. 자주 말씀을 드리지만 대우 창시자 김우중 회장의 말은 걸작 중에 걸작입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할 일이란 여기서 건설적이며 나에게 유익이 됨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이에게도 유익이 됨을 전제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할 일은 많은데 나의 그 일이 다른 사람에게 눈물을 빼내거나 한숨을 만들어 내는 일이라면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다는 그 분의 외침과는 동 떨어지는 뜻이 되시겠습니다.

 

근데 오늘 점심은 무엇으로? 훗훗훗 너무 진지모드로 나가서 뜬금없이 던져보는 가벼움입니다.

 

이제 겨우 점심시간을 넘긴 즈음인데 거리에는 벌써 사람들이 복닥거립니다. 한 편으로는 부럽기도. 어떻게 시간을 만들었지? 어떻게 구속되지 않는 시간을 가지게 된 걸까? 대부분의 사람은 지금 직장에 있거나 영업을 나갔거나 학생이라면 강의실에 있을 텐데 어떻게? 옷들도 잘 차려입었네! 어떻게?

 

슬쩍 내가 입은 옷을 봅니다. 일하기에 편한 작업복. 물론 그렇다고 위축되는 것은 아니고요 핫핫핫 꿀리지 않죠! 존경하는 정주영 회장의 말씀 “ 나는 노동자입니다. 단지 부유한 노동자 일 뿐”....이제 사무실로 귀환하려 합니다. 뒷정리 하고 빠트리고 가는 것은 없나 돌아 보고. 가면 다시 오기 힘드니...인생과 유사한 현장의 시간 “ 돌아가면 다시 돌이키기 힘듦. 할 수 있을 때 잘 하자. 그렇습니다. 지금 잘 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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