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조금, 저기 찔끔, 거기 약간..지식센터라 부르는 아파트형 공장에서 오늘 하루 일정을 살짝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참 친절하죠? 친절한 금자씨처럼. 그 영화에서 유명한 대사 아시나요? "너나 잘 하세요!" ㅎㅎㅎ

 

"생각을 하자" 무턱대고 덤벼드는 열심이 다 옳은 결과물을 내는 것은 아닐 겁니다. 당신도 나도 그런 일들이 있었을 것이지만 특별히 깊이 생각하지를 않아서 그냥 넘어갔던 일일 겁니다. 그렇다고 생각만 골몰하고 행동을 유발시키지 않는다면 그것도 그림 속에 떡만 만드는 일.

 

그 중 가장 손쉬운 것...작업대에 손을 대보기로 합니다. 상판은 당신의 얼굴처럼 매끄럽고 반질거리는 밤색 코팅판을 사용합니다. 물론 당신의 얼굴은 작업대 밤색판과 달리 뽀얗다는 거....마음은 물론 들여다볼 수 없으니 마음의 색상까지는 알 수 없고요.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거여요....” 얼른 여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겨울에도 여름을 꿈꾸고 여름에도 여름을 사랑합니다.

 

작업대는 후다닥 해치웠고 이번에는 칸막이 선반에 손을 대어보려 합니다. 이건 손이 많이 가서 두꺼비가 파리 삼키듯 낼름~그리 되지는 않습니다. 꾸준한 손놀림 끝에서야 완성이 되거든요. 주로 부속품. 의류를 구분하여 넣고자 할 때 사용들 합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덤벼들어서 제작을 하고 손을 털려고 하는 것은 파렛트 랙입니다. 생긴 것이 우직하죠! 듬직하면서 민첩할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의 욕심이야 꿩 먹고 알 먹고 싶죠. 도랑치고 가제도 잡고 싶죠! 그것이 일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어떤 류의 것들은 하나를 잡으려면 하나는 놓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당신이 은근 마음에 두고 있는 김부장 팀에 속한 그 여성 있잖아요! 다 좋은데 성질이...그것만 아니면 100점 만점에 100점.

 

물론 그리 아닐지라도 당신은 그녀를 사귀고 싶어서 말을 걸 기회만 엿보고 있다는 거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다 좋을 수는 없어요. 반대로 그 녀의 시각에서 당신 역시 100점은 아닐 테니까요. 우직한 파렛트 랙을 세우고 장갑 벗습니다. 퇴근하겠습니다. 퇴근하겠습니다. 노동자의 기쁨. 하루 일을 마치고 고된 육체를 달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일 한 자만이 느끼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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