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오늘은 그런 날입니다. 죽고자 하는 마음으로 현장에 임하는 중량랙 양중 빡치는 날. 당신이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찌 반응을 했을지.....

이해를 돕기 위하여 설명을 살짝 하지만 오늘 작업은 중량랙이라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게 무슨 대수라고? 그렇죠!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하지만 현장이 4층이고 엘리베이터 없고 유리가 통창이라 사다리차 양중도 불가입니다.

헉? 그러면 어찌? 그러게요! 내 이야기 들으면 당신도 당황하실 줄. 계단을 통해 중량랙 자재를 올린다 했는데 그 횟수가 최소 125회 이상을 등짐으로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자! 상세 설명을 들어가 보려합니다. 일단 선반은 900*1800입니다. 우리 공장 선반은 좀 더 두껍다보니 무게가 꽤 나가는데 선반 한 장 무게만 18kg이며 두 장이 한 묶음이니 36kg되시겠어요.

무게도 무게이지만 면적이 넓은 판이라 그리 넓지 않은 야외 계단으로 올리려면 각별한 주의를 요하기도 하지요. 중량 기둥 하나 무게는 4kg. 연결대 하나 무게 3.3kg. 윗받침1.1kg. 중간받침 1.4kg.

계속 이런 설명을 늘어 놓다보면 듣는 사람은 재미 하나도 없을 겁니다. 하기야 현장이야기가 재미있을 것은 없겠습니다만 아무튼 오늘은 4명이서 일을 나와 1인 책임 할당이 4층까지 30회 이상 오르고 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와 닿지 않으니 잠실 롯데 123층을 무거운 짐을 지고 오른다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빈손으로도 123층을 오르려면 하늘이 노랗게 보일 텐데 버거운 짐을 지고 123층까지. 오늘은 그런 날입니다

일이 중요한 것보다 물건을 현장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더 신경 쓰고 힘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시간이 정답입니다. 세월이 흐르면 다는 아니더라도 어지간한 것들은 해결이 되죠 .

그렇게 하여 중량랙은 해결하고 다시 추가 분 2대를 시공하러 들어 왔습니다. 극한 힘듦을 경험하면 다음에 오는 것들은 만만한 거 아시죠!. 바닥까지 내려가 본 삶은 이제 오르는 일만 남은 것입니다,

바람에 흔들려 본 갈대가 그래서 강한 것이고 노지에서 자란 시금치가 그래서 맛과 향이 우월한 겁니다. 고생을 고생이라 여기지 않으며 힘듦을 팔자라 여기지 않으며 그렇게 살 수 있는 비결. 겨울을 보낸 자가 맞이하는 이 찬란한 봄에 더욱 기뻐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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