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다. 이 관문을 통해야만 들어가는 건가? 다른 곳은 없는 건가? 좋다. 그렇다고 치고 일단 여기가 맞는지 들어가 보기로. 오늘 나는 묵직한 중량 랙 설치를 위해 왔다. 좀 그럴싸하게 말해 볼까?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여기가 오늘 현장이 맞나?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네. 좀 전 로마의 장군 카이사르의 그 당당한 호언(豪言)은 어딜 가고? 일단 확인하고 맞으면 바로 중량랙 자재를 나르기로 한다.

 

중량랙을 시공하노라면 왜일까? 쥐뿔 이렇다하게 가진 것도 없는데 자꾸 당당해진다. 그건 온전히 중량랙의 그 듬직함에서 오는 영향이다. 무엇을 하고 있느냐? 무엇을 다루는 직업을 가졌는가?

그 직업에 삶을 쏟아 부으며 살다 보면 사람도 그렇게 변해간다. 금융권에서 오래 근무하면 빈틈없는 성격이 된다. 일원이라도 틀리면 안 되는 직업의 세계가 성격도 그렇게 굳혀간다.

 

기자로 삶을 쑤셔 넣었던 사람의 눈은 날카롭다. 왜냐하면 취재거리를 찾아야 하므로 사물이나 상황을 우리 같은 사람보다는 세밀하게 바라본다. 또 그래야 하는 거고. 직업의 세계에 관한 성격의 변화

오늘 나는 야무지기로 소문난 중량랙을 손에 잡았다. 힘겨루기에서 절대 꿀리지 않는 중량랙. 단지 그런 중량랙을 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당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그 누군가에게 믿음직스럽지 않을까? 훗훗훗 그런 바람에서 하는 말일 뿐 우핫핫핫 우핫핫핫

오늘은 중량랙 작업을 한다.

오늘 나는 중량랙 작업을 한다.

중량랙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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