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런 반응은 기본으로 갖춰야 할 관례인데 오늘은 그 틀에서 자꾸 깨지려 할 뿐 아니라 그리 자꾸 투덜거림이 나오려하여 많이 눌러야 했던 날이다. 새벽 5시에 창고에서 출발. 그럼 집에서는 몇 시에 나와야 해? 그렇게 되었다. 수원 롯데백화점. 하루에 경량 랙 설치를 완료하란다. 우리는 하나같이 외쳤다. " 상감마마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죽여주시옵소서.“

경량랙 높이는 3m이다. 수량은 좀 된다. 하루에 끝을 내달라 했다. 그러니 어제 저녁 우리 1톤 차 중에서 3대에 자재를 가득 올려놓았고 오늘 새벽에 간다. 젠장! 백화점은 주차비 면제도 없는데 하루 종일 3대 놓아두면 주차비 좀 나오겠는 girl.

발주 회사의 엄명이다. 할 수 있는 한 선반을 많이 만들어라. 협소한 것은 우리가 알아서 감당 할 테니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수납선반을 최대한 많이 세워라. 미리 계획된 설계도면을 붙들고 분주하게들 돌아다닌다." 어명이요~길을 비켜라! “

급한 건 우리 뿐 만 아니었다. 오픈을 눈앞에 두고 회사도 다급하다. "빨리빨리" 대한민국 사람들 진짜 손재주 왕이다. 그리고 천부적으로 성실함을 키워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겪어야 했던 만큼 준비 할 것이 많았던 시간들이 우리를 잘 훈련시킨 거다. 경량랙 선반이 서기가 무섭게 상품들이 올라간다.

가뜩이나 일꾼이 다니는 동선(動線)

이 좁은데 작업하는 우리 6명과 거기다 발주 측 회사 직원들이 볶음밥처럼 뭉쳐있다. "길을 비켜라. 어명이요." 내일이면 늦으리. 오늘에 행복하자. 내일이라는 공간에 과도한 의지는 하지 말자.

삶의 7부 능선 쯤 올랐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자동차 운전은 흐르는 강물처럼 그리고 지금 하는 일은 약간 힘에 부치도록" 손에 잡고 있는 일은 약간 버겁다 할 정도로 해야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가 보인다. 오늘 상황은 그런 애씀이 저절로 생겨난다. 한시적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일이라 하이에나처럼 달려 들 수밖에 없다

훗훗훗 걱정은 마시라. 일을 완수하자는 우리의 움직임이 그렇다는 이야기지 피를 보며 물고 뜯는 일은 없다. 혹시 이 책을 보셨는가? 절친 이면서도 경쟁관계인 그 누가 당신에게도 있을 것이다. 본능적으로 그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행동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명심하라 “ 잔인하게는 이기지 마라” 그건 부메랑 효과를 불러 온다.

수원 롯데 백화점 어느 기업체 창고 경량랙 선반 작업. 이제 마감이 눈앞에 보인다. 고지가 멀지 않다. 이때가 희망적이면서 이때가 가장 힘든 시간이기도 한 것은 모든 힘을 쏟아 부어 승리를 확신하는 결과가 바로 앞에 있을 때 마음이 해이하여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역습을 조심하는 것이 축구이고 야구이고 시합이다. 삶도 어쩌면 善한 시합이 아닐까? 꼼수를 부려서 이기면 잔인하게 이기는 것이다.

도면에 준하여 도면대로 해야 하는 것이 일꾼의 몫이고 설계자는 발주 측과 소통하면서 사용자가 효율적이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다. 꼼수를 부리면 안 된다. 꼼수? 그건 대부분 돈이다. 좀 더 이윤을 남기고자 상대의 눈을 속이는 것.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런 회사들이 일을 더 많이 할 수도 있다. 생각이라는 것이 그런 쪽으로 향하여 슬쩍 무엇 하나를 빼고서는 가격이 싼 척하는. 누가 알겠는가? 우리는 겉만 보는 약시(弱視)의 소유자이니까! 물론 나 역시 그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살지만. 이제 끝

도면대로 작업을 마치고 간다. 진짜 간다. 붙잡으려면 지금 잡아라. 진짜 간다....안 잡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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