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파렛트 랙 공사를 위하여 원래는 11톤 차량으로 진입을 하려했는데 곰곰히 생각하여보니 공장으로 진입하는 입구가 어려울 것 같아서 5톤 차량 두 대를 배치합니다.

아시나요? 11톤 차량 한 대와 5톤 차량 두 대중 어느 것이 더 합리적인 가격인지. 중량으로 보아선 11톤 차량 한 대가 5톤 차량 두 대보다 더 비싸야하는데 5톤 차량 두 대가 더 비쌉니다.

그냥 근거 없이 감으로만 말씀을 드려보는데 김치찌개 집에 가서 4인분 하나에 4명이 달라 붙어 먹는 것 하고 2인분 두 개를 시켜 둘씩 나눠 앉는 거 하고 그냥 보기로는 2인분 두 개가 양이 더 많아 보인단 말입니다. 근거는 없고요 그냥 느낌이 말입니다.

우리는 오늘 파렛트 랙 작업을 위하여 5톤 차량 두 대에 나눠 자재를 받습니다. 11톤 한 대면 될 것을 두 대로 나눠서 말입니다. 이유는? 앞에서 말씀을 드린 것처럼.

오늘 파렛트 랙 현장은 그림으로 보아선 매우 반반하여 좋아 보이는데 실제로 지면에 서면 기울기가 만만치 않아서 기둥 하부에 굄 철판을 제법 많이 껴 넣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파렛트 랙 작업을 하면서 온 몸은 이미 땀으로 충만합니다. 이러다가 내 육신에 고여 있는? 물이 죄다 방출되는 건 아닐까요? 그러면 고갈인데? 말라서 없어지는 것 말입니다.

 

어떤 것이든 그냥 놓아두면 점점 말라듭니다. 위로부터 유입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가뭄이라는 이름으로 쪼그라들게 됩니다.

파렛트 랙 작업을 하면서 말입니다. 먹고 사는 이 문제에만 올인 한다면 어쩌면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들은 흉년에 시달릴 수 있을 겁니다.

 

남자는 일에, 여자는 사랑에 목숨을 건다고 하는데 남자인 당신이나 내가 오직 일하는 것에만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면 다른 한 쪽 , 가정이라는 곳에서는 말라들어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힘이 들죠.

 

마음의 양식이라는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먹고 사는 것에 바쁘니 손에서 책을 놓는다면 감정은 시들어 가고 다양한 생각도 어느 샌가 여위어 갈 수 있습니다. 분주하다 보니 모르고 지나갈 뿐.

바쁘게 살아야 겨우 유지하는 곳. 도회지. 틈이 생기면 쉼의 타이밍이 생겼다 생각이 들기 전에 무언가 허전한. 아마도 서울이란 도시에 살면서 일에 중독된 거 같습니다. 하는 일이 없으면 허전한.

처음에는 내가 일 위에 존재하여 부리고 시키고 했는데 이게 어느 순간 바라보니 일에 종속된 거 같습니다. 일이 나를 조종하는 말입니다. 머릿속에 온통 일로 가득하면 나는 이미 일이란 상관에게? 충직한 부하가 된 겁니다. 오늘 파렛트 랙을 시공하면 말입니다. 일.일.일.

포천이라는 동네에서 이틀을 보내면서 말입니다. 땀이 나를 지배하고 일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스림을 받습니다.

열(熱)과 성(誠)다하여 파렛트 작업에 임하지만 또한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도 합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길은 여러 갈래로 뻗어있습니다.

파렛트 랙 시공을 마치고 이제 돌아가려는 시간. 자~날개를 활짝 펴라~바퀴달린 차는 땅에 붙어서만 다닌다는 생각이 바뀔 것이다. 수고 했다. 오늘도 나름 애를 썼다. "최선"이라 확신있게 말은 못하겠지만........내일은 어느 현장에 나를 놓아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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