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만져 보고 ,거듭 해야 숙달되는 것이

변함없는 달인의 지름길.

컴퓨터를 배울 때 그랬고

자전거를 배울 때도 낚시를 익힐 때도 그러했다.

단박에 되는 것들은 또한 한 번에 잃어버리기도 했다.

어찌하다

계란 삶는 기계가 있다는 것을 듣고

부담 없는 가격을 확인 후 구매하여

이렇게 저렇게 달걀을 삶아 대다가

드디어 최적의 타이밍을 찾은 거다.

 

보라~이 완벽한 반숙의 고고한 자태를.

그림에서 사라진 반쪽의 계란은

지금 내 입 안에서 놀리고 있는 중.

퍽퍽함을 온전하게 물리친 이 부드러움의 극치.

그동안 알게 모르게

삶은 계란에 관해

관대함을 보여주지 못했던 나 이었지만

오늘 그에 관해 참회 수준의 반성까지 한다.

 

윤기 좔좔 흐르는 노른자.

소금이 없어도

거침없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반숙의 승리.

그 자리에서 두 개를 해치웠다.

맛보지 않은 자여~

반숙에 관하여 절대 논하지 말길.

반숙의 위대함을 본 이후

인생에 관하여 다른 생각을 해본다.

반숙은 달걀 내부를

살짝 덜 익힌 상태가 아니던가!

이론은 그러하다.

내가 사는 세상에서도

정상이라 말하는 인생에서

약간 덜 익은 상태 같은

부족함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있겠다.

물론 이런 부류에

나 역시 포함이 되겠고 말이지.

우리가 세운 기준이 아니라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이런 누구에게서는

오히려 더 기갈난 맛이 있지는 않을까?

그냥 내 생각이니 그러려니 하고 들어 주길.

불현듯 감사가 가슴을 데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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