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집에 돌아 와서 씻기 위하여

옷을 벗을 때서야 의문점이 풀린 것이다.

 

하루 종일 목이 답답했었다.

목이 근질거리는 것이 싫어서

휘감으면 한결 따뜻한 마후라도 팽개치고 산다.

거치적거리는 것이 싫어서

손목시계도 책상에 그대로 모셔두고 산다.

그냥 몸이 자유로운 것이 좋고

그러다보니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말까지 듣고 사는데

오늘 진종일 목 부위가 답답해서

자꾸 목에 달라붙은 옷만 잡아당기며 늘렸을 뿐

뒷부분을 앞으로 바꿔서 입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나는 다행이지

친구는 팬티를 거꾸로 입었다가

아내에게 곤욕을 치룰 뻔 했다는 것이다.......

그날은 모처럼 만난 친구하고 쓴 물 좀 먹었다고 했다.

그러니 늦게 귀가를 했겠지.

자정이 넘었다 했다.

다 자고 있겠거니 생각을 했고

실제로 아내도 아이들도 잠이 들어 있었다.

시간도 늦고 피곤도 하여

겉옷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려던 그 때

아내가 불쑥 나오더니

위, 아래.

위 .아래.

위위, 아래

위위, 아래를 살피더니

아내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고

검은자위 대비 흰자위가 많아지는 것을 보고

심상치 않은 기류를 직감했다고 했다.

아내의 눈이 뒤집혔다.

아니! 술 좀 먹고 들어와서 조용히 자려고 했는데

오늘은 좀 격한 반응을 보이네 했다.

하지만 아내의 반응은 그게 아니었다.

 

" 뭐가 급해서 팬티까지 거꾸로 입었냐?"

 

으흡! 그러네 아침에 출근하면서 거꾸로 입었네.

그런데 그게 뭐?

그럴 수 있는 거 아냐? 라고 말을 내려는 순간

아내가 일격을 날렸단다.

 

"어떤 년이야?"

 

그거 아니라고~

아침에 거꾸로 입은 거라고~

 

"어떤 년이냐고?"

 

아내의 눈에는 이미 자신만의 그림이 그려졌다.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의 말이 들리지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어찌 되었을까?

그 이후 이야기는 당신이 써 보길....

 

하루 종일 목이 답답했다.

옷을 반대로 입었다는 생각은 어찌 해보지도 않았을까?

사람과의 관계도 그러하다.

성질 더럽다

꼴도 보기 싫다 말하기 전

생각을 뒤집어서 생각을 하여보자.

어쩌면 이해 할 기회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옷은 뒤집혀서 답답했지만

사람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뒤집어서 생각하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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