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구역. 전화를 받자마자 쏜 화살처럼 단박에 달려갈 수 있는 곳. ㅠㅠㅠ 하지만 비싸고 협소한 골목들로 이어진 동네. 강남 모처에서 일을 한다.

오늘 일의 내용은 경량 랙 선반을 세우고 그 앞으로 도어를 달아서 은밀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주는 일! 스르르르~옆으로 미는 문(門). 고맙게도 밀면 미는 대로 순종하여 열려주는 문(門). 당신과 나는 절대 그렇게 못하는 일

진열대에 부착한 슬라이딩 도어는 자신의 감정표출이 없다. 속이 상해도 슬픈 일이 있어도 주인이 열고자 하면 열려준다. 닫고자 하면 닫혀준다. 착한 door.

그럼 당신은? 훗훗훗 물론 대체적으로 착하지! 대체적으로 순수하지! 하지만 어쩌다 당신의 마음에 울분이 있을 때, 그 누군가가 당신 마음의 문을 열려고 손을 대면 더욱 더 잠겨드는 속사람의 門. 감정에 따라 열리기도 닫히기도

그런 면에서 진열대 슬라이딩 도어는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열면 열려 주고 닫으면 닫혀 주고 마치 올바른 사장의 의도에 따라 움직여주는 직원들처럼. 나는 여기서 대표가 올바르다는 전제하에 말을 붙인 거다. 義롭지 않은 사장에게 충성하는 것은 이익만 탐할 뿐이다

문 연다. 문 열린다. 그리고 선반에 적재된 물건들을 바라본다. 문을 열어야만 속을 볼 수 있네. 그게 정상이지. 만약 문도 안 열었는데 속을 볼 수 있다면 큰 일 난다. 나의 음흉한 마음을 그녀가 볼 수 있다고 생각하여보라!

 

그녀는 내가 善하고 義롭다 여기며 같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헉~그거였어? 위선자네! 하마터면 속아 넘어 갈 뻔! 그러지 않겠는가? 문을 닫는다. 속이 보이지 않는다. 경량랙에

부착한 슬라이딩 도어가 그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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