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땀 꽤나 흘려야 할 것 같습니다. 지하는 깊고 볼트를 풀어서 옮겨야 할 앵글은 복잡하고. 그런데 타일이 기묘하지 않습니까? 문신 같기도 하고

 

멍 때리기 시합이 있다 하죠? 우리가 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오늘은 조립된 앵글을 풀어서 옮겨 재조립하는 일정이니 앵글을 풀 때 멍 때리 듯 해보려합니다. 위험한 과정은 아니니까요

 

앵글은 산발적으로 내리는 소낙비처럼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풀어 댑니다. 닥치는 대로 작업을 하는 것 같지만 이 직업으로 밥 먹고 사는데 그렇게 하겠어요? 다 생각이 있답니다.

 

앵글 작업하는 우리는 우리대로 할 일이 있고 직원들은 보따리 싸기에 바쁘고 건물 밖 참새는 쪼아 댈 먹이 찾기에 바쁩니다. 다망하지 않으면 한국사람 아니죠! "빨리 빨리“

 

풀지 않고 통째로 들어 나를 것은 그렇게 해보기로 합니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월한 방법을 모색하여 봅니다.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3박자

 

뜯어 온 앵글은 이제 다시 처음처럼 조립합니다. 그 쓴물 "처음처럼"아니고요! 현장에서 쓴물은 절대 금물입니다.

간혹 보면 점심 식사 때 반주로 쓴물 들이키는 것을 보는데 그게 알코올 성분이 주는 유익함도 있겠지만 단점은 사람이 해이하여 진다는 것입니다

선풍기 윙윙 돌아갑니다. 팔랑개비가 오토매틱으로 바람을 일으키는 문명의 이기(利器). 어릴 때 우리가 가지고 놀던 팔랑개비는 바람이 와야 돌고 지금 보시는 팔랑개비는 바람을 만들어서 내보내고.

이제 제법 원하는 모습을 갖춰가는 조립식 앵글의 자태. 오래된 진열대이지만 여전히 사랑 받고 있습니다. "여전히" 전과 같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부사. 그리고 어제나 오늘 그리고 미래인 내일에도 적용하기는 어려운 말 "여전히"

 

말 나온 김에 몇 가지 묻습니다. 결혼하기 전 상냥하고 친절했던 당신. 지금도 남편에게 동일한 모습으로 나긋나긋? .........얼른 "넵"이라 답을 내기는 어려운 가 봅니다. 괜찮습니다. 지구에 사는 사람 통 털어서 "여전히" 변하지 않는 이는 몇 없을 테니 말입니다.

 

오늘은 집에 가는 길에 둔촌시장에 들려서 음성 맹동 수박 한 통 무조건 사서 저녁 밥 전에 반 통 날려버려야 겠습니다. 땀을 흘린 날은 몸이 그걸 원하거든요. 습도가 높아서 꿉꿉한 날. 지하에서 앵글을 끌어 올리고 다른 건물로 옮겨 재조립했습니다. 그리고 수박은 반 통 단박에 날리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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