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찬란한 3월의 둘 쨋 날이어요. 찬란하다! 그 말에 동의하십니까? 물론 당신이 내 말에 같이 하여주지 않더라도 본질 상 봄은 빛나는 계절이니 낙망하지 않습니다.

 

어제 처가에 내려간 김에 낚시질을 했고 봄이라 우습게보고 물가로 나갔다 더럽게 추워서 엄동설한 배고픈 거지처럼 떨었고 하지만 그래도 기뻐했고. 그리고 오늘 사무실에서 볼트없이 조립하는 앵글을 만져봅니다. 그 시작은 이것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생명 없는 앵글이지만 조립의 순서를 생각하여 볼 때 인간사와 흡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조립 순서도에 입각하여 말씀을 드린 바 땅에 눕혀서 시작을 했잖아요? 그리고 그 앵글을 일으켜서 몸을 만들어 갑니다. 그쵸?

 

나도 그러했고 당신도 그러했을 겁니다. 어제 밤에 몸을 눕혔다가 오늘 아침 출근을 위해 몸 일으키기

 

좀 더 넓은 의미로 생각하면 어린 날 몸을 부모님께 눕혔다(의지) 20세가 넘어서고 성인이 되면서 의지를 일으켜 부모 품에서 벗어나 독립이라는 이름으로 일어나기 ,다른 표현으로는 홀로서기 같은 말입니다.

 

볼트 없이 조립하는 앵글 몸체를 완성하여 갑니다. 간단하죠? 훗훗훗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역정을 내시는 분이 있어요 "당신들이야 그게 전문이니까 쉽다 하지만 이걸 처음 만지는 우리는 덥나 어렵거든요?"

 

맞습니다. 그래도 우선적으로 화를 내시면 당신의 됨됨이가 깎이는 것이니 못마땅하여 성이 나더라도 일단 짜증은 뒤로 잠시 미뤄두는 것으로...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노여움이 더하실까? 핫핫핫 삶에서 만족함을 찾기란 쉬지 않은 일

 

조립을 다 했다 싶으면 이제 남은 건 진짜 쉬운 일. 선반만 얹히면 됩니다. 선반은 MDF에 필름 부착이 된 것으로 보통 발주 하십니다. 한 장에 앞뒤 색을 달리하여 나가는데 한 쪽은 보시는 것처럼 우드색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면은 백색입니다. 아무 쪽이든 당신의 취향을 살리세요. "나는 속이 깨끗하니 하얀 색을 위로 하여 보이는 면을 삼겠어요" ㅠㅠㅠ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런 말은 입 밖으로 내놓지는 않겠습니다. 당신의 성격을 좀 아니까요 ㅎㅎㅎ

 

그런데 이건 뭘까요? 볼트없이 조립하는 앵글 바닥에 신발입니다. 미리 신겨서 나가면 이동과정에서 벗겨서 분실 될 수도 있거든요. 신발 신기는 것이야 정말 쉬운 일이니 이렇게 신발만 별도로 챙겨서 내 보냅니다.

 

바람이 없으니 태양은 아파트 위에서 충만한 빛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어제는 빛이 바람에게 이기지를 못하여 매우 쌀쌀했거든요. 혹시 이수만의 이 노래 아시나요? "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고 한 낮에 피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아무도 눈 여겨 보지 않는 화분에 기생처럼 생겨난 크로버에 꽃도 피어난 3월2일 아직 서툰 봄입니다. 집 주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스투키보단 셋방살이처럼 살고 있는 크로버에게 관심을 가지는 3월2일. 서울은 아직 어색한 봄입니다. 그리고 나는 볼트 없는 앵글로 선반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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