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쩍 흘려서 읽어 본 책 중에서

발 건강에 관한 책이 있었다.

저자는 일본 사람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있고

그 분의 이야기로는 양말을 꼭 신어라

두 겹도 좋고 세 겹도 좋으니

양말은 꼭 신어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라 주장을 했다.

 

내가 사는 집은 길가 집이다.

오래된 벽돌 슬래브 집.

그렇다보니 사방으로 노출된 벽과

옥상에서 들어오는 냉기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

여느 집보다 겨울이면 난방비를 곱으로 써도

그리 따뜻하게 보내지를 못한다.

한 겨울에는 도시가스비가 60만원 나오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양말을 신고 지내는 것은 일상.

그것도 두툼한 스포츠 양말로.

그러면 좀 나은가?

그렇다.

한결 몸이 따스하다.

발 보온이 그만큼 체온 유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거는 확실하다.

 

지난 주 토요일.

정장을 하고 나갈 일이 있어서

그 중 나은 바지를 입고

챠이나 티에 양복 상의를 걸치고 단추를 껴본다.

살이 붙었다.

배를 들이 밀어야 단추가 제 구실을 한다.

그리고 이제 문을 열고 신발을 신으려는데

이게 뭣?

그리고 혼자서 얼마나 웃었는지....

집에서 발 보온를 위하여 신고 있던 꽃버선을

그대로 신고 나선 것이다.

양말이 아닌 꽃버선 말이다.

하긴 어디 가서 신발 벗을 일은 없으니

아무런 일은 없겠지만 남자가 꽃버선을.........

 

그날 나는 실없이 계속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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