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말려도-

 

나는 오늘 낚시를 갑니다.

내 얼굴 잘 보아두세요.

다시 집으로 돌아 왔을 때

어쩌면 나를 몰라 볼 수도.

얼굴이 너무 까맣게 되어서 말입니다.

핫핫핫

하긴

당신을 만날 때부터 나는 낚시꾼이었으니

얼굴 흰 날이 없었겠네요.

 

 

●● 낚시를 간다 마음을 먹는 그 순간부터

나는 이미 사춘기 소년이 됩니다.

그 가슴 두근거림 아시죠?

노랫말처럼 그녀를 만나기 몇 미터 전.

낚시란 취미를 알게 된 것은

인생의 윤활유여서

삶이 삐거덕거리고

생각이 곤고해지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그냥 푸수수한 보따리 챙겨서 휙~

그것으로 족한 기행을 떠납니다.

2023년 9월 4일 목요일 고 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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