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이 좋은 사무실, 요즘은 이걸 뷰(view)가 좋다고들 한다. 그렇지. 이왕이면 경관이 좋은 곳에서 일하면 사무에서 오는 답답함이 얼마간은 해소가 될 듯. 그런 곳에 앵글선반 작업을 위하여 찾아 온 것은 럭키보이 아닐까?

 

그런데 어찌하랴?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닌 작업. 빛이 들어오고 밖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창을 앵글선반으로 가리게 되어 있다. 그렇다. 이 방은 작업을 위한 방이고 사무를 위한 방이니 경치보단 작업의 능률을 위한 선반이 우선이겠다.

 

오늘 여기서 나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사용자의 편의를 위하여 그들이 제시한 요구대로 앵글선반을 제작할 뿐이다. 작업자가 현장에서 말이 많으면 반드시 실수를 불러오고 일도 그만큼 늦게 된다.

 

앵글을 제작하기 전에 이렇게 제작을 하면 될까요? 묻고 답을 받으면 신속하게 작업을 진행한다. 담배는 피우지 않으니 믹스커피가 있다면 간간히 당 보충을 위해서 막대같이 기다란 봉다리를 물어뜯고 종이컵에 쏟고 뜨거운 물을 부어 아직 손에 쥔 비닐봉지로 휘휘 젖으면 끝

 

질문 하나 한다. 당신이 믹스커피를 타는 수순은 어떠한가? 말을 하였듯 나는 일단 빈 종이컵에 믹스커피를 먼저 쏟고 물을 붓는다. 하지만 동료 중 한 명은 종이컵에 우선 뜨거운 물을 따르고 다음에 봉지커피 분말을 털어댄다. 당신도 그러한가?

 

그냥 당신과 말을 트기위해 해보는 수작이다. 답을 해도 그만. 무시해도 그만. 그러나 이왕이면 짧게나마 상대의 말에 반응하여주면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반응 말이다. 살아 있음의 증거

 

숭늉 마시듯 뜨거운 봉다리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장갑을 다시 낀다.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간 동료는 아직. 길게 빨아들여 얼른 태워버리고 들어 올 것이다. 작업자는 자기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치고 나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일꾼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담배 이야기가 말인데 조립식앵글 현장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은근한 손해를 본다. 누군가 현장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와 보았을 때 담배를 피우고 앉아 있으면 말 그대로 담배를 피우는 것이고 담배도 안 피우는데 손 놓고 앉아 있으면 농땡이 피운다 생각하지 않겠는가? 훗훗훗

 

뭐! 그렇다는 말이다. 둘러대려 하는 말은 아니고, 왜? 나는 누가 있건 없건 맡은 일에는 나름 전력(全力)을 다하게 몸이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자랑 질은 아니고, 또한 자랑할 것도 없고, 내일을 꿈꾸지만 그건 오늘 내가 한 일들의 열매가 내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오늘은 오늘에 주어진 길을 충실히 가려 한다.

 

오늘 앵글 작업은 그 중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아무튼 손댈 곳이 많다. 그냥 굵직굵직하게 넘어가면 좋으련만 조각조각 이어 붙이는 퍼즐과 같다면 약간 이해 완성. "퍼즐은 어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데 그게 무슨 힘듦?" 아이쿠~누군가 반드시 이렇게 말할 줄.....

 

아침에 뷰가 좋은 창가에서 일을 시작하여 좀 더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벌집 앵글에 손을 댄다. 벌이 어떤 동물인가? 끊임없는 날개 짓을 하며 꿀을 물고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곤충이 아니던가? 요즘이야 아내나 남편이나 직장으로 출근하지만 남편은 가족을 위하여 좀 더 애를 더 쓴다. 왜? 나와 결혼하면 손에 물 안 묻히겠다, 큰소리만 뻥뻥 내질러 놓았으니 나름 책임감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조립식 앵글 작업을 하는 내내 땀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우리야 잠깐 메뚜기 한 철 이라지만 열대지방은 도대체 어찌 살까? 베트남도 습도 작열이라 하던데 . 올 해만 그런 거 아닐 테고 이 열기는 점점 더 고조된다 하니 이젠 그러려니 살아야 할 텐데. 그게 내 생각보다 먼저 짜증이 길을 앞장서니 그것도 어찌할 수 없는 일. 웃자~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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