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는 내게-

 

바닷가로 오리 납시었다.

뒤뚱 뒤뚱

하루 종일 걸어야 오리(五里)도 못가는 오리.

오리는 꽥꽥, 오리는 꽥꽥

염소 음매, 염소 음매

 

부지런하게는 살 되 아등바등 하지는 말아야지.

하던 일은 계속하지만 탐심으로 이어지면 어찌할까?

십리(十里)는 고사하고

오리(五里)도 못가는 오리지만

어떤 면에서 나보다는 훨 낫지 않을까 싶다.

쉬이 사그라지는 나의 거창한 각오보단

꾸준하게 걸어가는 저 오리가 내게 주는 교훈 일수도

 

오늘 하루도 부질없는 한 숨을 쉬었다.

힘들다고 푸후~

너무 바쁘네! 숨 좀 쉬자 휴후~

빌어먹을 후우~

쉬고 싶다 하아~

그런다고 오리(五里)도 못 갈 것이면서 무슨.

우리 눈에 어림도 없다 생각을 했지만

늪지대에 살던 오리는 결국 바다로 갔다네.

 

●2023년 3월16일 늦은 8시30분

강원도에 사는 지인(知人)이 보내온 카톡 영상에

쓸데없는 글로 답하다. 고 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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